"저항시인에서 생명사상가로"..김지하 추모 도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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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지하 시인의 별세 소식에 고인과 인연이 있던 문학계 인사들은 "저항의 시인에서 생명 사상가로 지평을 열어간 분"이라고 기억했다.
1970년대 반독재 투쟁을 벌였던 김 시인이 1980년대 이후 생명 사상에 심취했고, 일련의 행보로 '변절'이란 비판을 받으면서 문단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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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성도현 기자 = 8일 김지하 시인의 별세 소식에 고인과 인연이 있던 문학계 인사들은 "저항의 시인에서 생명 사상가로 지평을 열어간 분"이라고 기억했다.
1970년대 반독재 투쟁을 벌였던 김 시인이 1980년대 이후 생명 사상에 심취했고, 일련의 행보로 '변절'이란 비판을 받으면서 문단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다고 돌아보기도 했다.
2015년 고인과 함께 '김지하 평론선집'을 출간했던 홍용희 문학평론가는 이날 연합뉴스와 한 통화에서 "초기의 시 세계는 '오적'과 '타는 목마름으로' 등 어둠의 세력에 대한 직접적인 저항에 해당한다면, 1980년대 시집 '애린'을 기점으로 어둠의 세력까지 순치시켜 포괄해내는 '살림'의 문화, 생명의 문명을 재건하는 문학과 사상의 세계를 열어갔다"고 말했다.
홍 평론가는 "특히 우리의 전통, 문화, 사상, 철학을 토대로 세계 서양의 미래학과 철학 등에도 관심을 뒀다"며 "지구가 처한 생명파괴 현실에 대한 새로운 출구를 찾는 일에 몰두했다"고 덧붙였다.
1991년 조선일보 칼럼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와 2012년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 지지 등으로 진보 진영에서 비판을 받은 것과 관련해선 "김 선생은 촛불시위의 촛불도 ('오적'의) 민초들이 역사의 전면에 나온 것이라 생각했다"며 "변절보다는 직접적인 부정과 투쟁에서, 포용하는 '살림'의 문화로 나아간 사상의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짚었다.
정과리 평론가는 "한국 문학사와 사상사에 큰 족적을 남긴 분"이라며 "4·19 세대인 김 시인은 국가권력자를 비판하고 풍자한 '오적'이란 시를 통해 문학이 또 하나의 공적 영역이란 걸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오랫동안 영어의 몸이었지만 문학이 일종의 자유를 실천하는 작업이란 점 등 초기 4·19 정신의 최첨단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김 시인은 감옥 안에서 민들레가 피어나는 걸 보고 생명의 소중함과 신비를 발견했다고 한다"며 "민주화의 움직임이 민족주의로 기울 때, 생명사상의 행보를 보이며 민중문학과 거리를 둬 문단에서 소외된 측면이 있다. 지적 동반자를 찾기 어려워 은둔하다시피 했다"고 덧붙였다.
2018년 7월 고인의 생전 마지막 책을 펴낸 도서출판 작가의 손정순 대표는 "등단 50주년 기념 시집과 산문집이 마지막 저서가 될 거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20여 년 전부터 김지하를 연구해온 문인과 학자 10명가량이 선생님의 문학 작품을 평가하는 책을 내기 위해 준비했었다"며 "선생님에 대한 추모의 성격이 담긴 새 책을 올해 안에 낼 것"이라고 전했다.
류근 시인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1970~80년대 그 피바람 부는 시대에 그의 시는 그대로 구원이고 위안이었다"며 "진영 논리 따위는 모르겠다. 탁월한 서정 시인으로 기억한다"며 추모했다.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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