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성남=고담시' 비유에 김병관 "배트맨 되고 싶은가"

'자신은 창업자, 김 후보는 투자자 발언'에는
"상대 후보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는 하셔야"

경기 분당갑에 출마하는 안철수 전 대통령직인수위원장과 김병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신경전이 시작되는 모양새다.

안 전 위원장은 8일 국회에서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으며, 김 전 의원은 지난 6일 민주당으로부터 전략공천을 받았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안 전 위원장의 기자회견 발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김 전 의원은 이날 안 전 위원장이 이날 출마 회견에서 이재명 상임고문이 시장을 지냈던 성남시를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로 비유하자 "자신이 출마할 지역을 '고담'으로 비유한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을 지적 안 할 수 없다"며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응수했다.

이어 "분당에서 안 살아보셔서 하신 말씀이신 것 같은데 와보시면 아실 것"이라며 "분당과 고담은 매우 다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참, 그래서 결국 안 후보님은 배트맨이 되고 싶으신 것인가"라며 "배트맨=박쥐?"라고 비꼬았다. 안 위원장이 당을 자주 옮겼던 정치 이력을 두고 '박쥐'와 같다며 비꼰 것으로 풀이된다.

안 전 위원장이 김 전 의원과의 차이점을 '창업자와 투자자'로 발언한 것을 두고도 반박했다. 김 전 의원은 "상대 후보에 대한 기본적인 준비는 하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투자한 건 청춘과 열정"이라며 카이스트 공학석사, 넥슨 인터넷팀 개발팀장, 인터넥스 연구소 연구원, 솔루션홀딩스 CTO, NHN / Naver 솔루션개발실장 등 자신의 경력을 나열했다.

앞서 안 전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분당뿐 아니라 성남시와 경기도, 나아가 수도권 승리를 통해 새 정부 성공의 초석을 놓겠다는 선당후사의 심정으로 제 몸을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12년 장기집권이 이어진 성남시는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로 전락했다"며 "직전 경기도지사와 전임 성남시장들의 추문과 오명, 그 측근들의 부패와 불공정 속에서 도민과 시민의 자존심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분당은 바로 전국민적 의혹과 공분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대장동 게이트'와 '백현동 사태'의 현장"이라며 이 고문을 저격했다.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대 후보인 김 전 의원을 평가해달라'는 요청에는 "저는 제 기술로 창업한 사람이고, 김 후보는 투자자"라며 "그런 차이점을 들 수 있겠다"고 밝혔다.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