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매출 커진 삼성전기·LG이노텍..그룹 계열사 의존도 확 낮아졌다
삼성전기, 이전 대비 20%P 하락
LG이노텍, 6.8%로 ‘한 자릿수’
외국 스마트폰 제조사 수요 급증
신사업도 해외 메이저 고객 겨냥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각각 그룹 최대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부품 공급업체라는 이미지를 벗고 글로벌 전자부품사로 거듭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에 대한 카메라 모듈 공급량이 늘면서 계열사 매출 비중이 크게 줄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두 업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지난해 매출은 9조6750억원이다. 이 가운데 삼성 계열사를 상대로 한 매출은 3조2718억원으로 33.8%를 차지했다. 계열사 내부거래 비중이 2019년의 53.6%(7조4554억원 중 3조9953억원)에 비해 20%포인트 가까이 낮아진 것이다.
LG이노텍은 2019년 전체 매출 7조9754억원 중 LG그룹 내부거래 비중이 11.6%(9231억원)였다 점점 줄어 지난해에는 6.8%로 떨어졌다.
이 같은 비중 축소는 계열사 내부거래액이 줄어들었다기보다 해외 거래처가 다변화된 영향이 크다. 두 업체 모두 스마트폰의 카메라 모듈이 핵심 제품인데, 몇 년 전부터 외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에 대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삼성전기는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로부터 거둔 매출이 많다. 특히 지난해 샤오미 매출액은 1조30억원으로 2020년 5740억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뛰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10%를 넘었다.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외에도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반도체 기판(FCBGA) 등 주력 제품의 해외 고객을 꾸준히 늘려왔다.
LG이노텍의 경우 원래 LG그룹 내 거래 비중이 10%대로 높지는 않았다. 여기에 최근 해외 매출이 급증하면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지난해 LG전자가 모바일 사업을 접고, 2020년 LG디스플레이에 제공하던 발광다이오드(LED) 부품 생산을 중단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LG이노텍은 애플로 알려진 주요 고객사에 대한 매출이 11조1924억원으로 전체의 74.9%를 차지했다. 공급 제품은 카메라 모듈과 기판 소재 등이다. 최근 애플 아이폰12와 아이폰13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 부품 경쟁사인 일본 샤프의 낮은 수율 등이 LG이노텍의 매출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양사가 반도체 기판과 자동차 전장 부품을 미래 사업으로 키우고 있다”면서 “해외 메이저 업체들을 주된 고객으로 삼고 있어 계열사 매출 비중이 앞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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