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김정은과 보여주기식 만남은 안돼".. 전작권 전환엔 신중

김주영 2022. 5. 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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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인터뷰서 대북관계 구상 등 밝혀
"전작권 전환, 우리 軍 준비 좀 미흡해
정보력·방어체계 고도화 등 더 갖춰야"
金 위원장 만남, "피할 이유 없다"면서
"실질적 결과 없다면 별 도움 안될 것"
尹측 "북핵·미사일 위협 재평가하겠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한국군이) 미국보다 우월하지는 않더라도 어느 정도 감시·정찰 자산을 확보하고 그 시스템을 운용해야 하는데 그 준비가 좀 미흡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 대해선 “피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성과만 있고 실질적 결과가 없다면 남북 관계 진전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지난 7일 공개된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전작권 전환을 지금 진행 속도보다 더 빨리할 필요는 없단 말인가’란 질문에 “전쟁에서 승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길이 무엇이냐에 따라 결정돼야 하는 것이지 어떤 명분이라든지 이념으로 결정될 문제는 아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일단 우리가 상당한 정도의 감시·정찰·정보 능력을 확보해 연합작전을 지휘할 수 있는 정보력을 가져야 한다”며 “또 북핵에 대해서, 투발 수단인 미사일 공격에 대응할 수 있는 방어 체계를 더 고도화시키는 게 일단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두 가지에 집중하면 굳이 미국도 작전지휘권을 넘기는 것에 대해 크게 반대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앞서 2007년 한미 양국은 전작권을 2012년 4월17일에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2010년 북한의 군사적 위협 증가 등을 고려해 전작권 전환 시기를 2015년 12월1일로 조정했다. 이후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을 감안해 2014년 ‘시기에 기초한 전환 방식’을 ‘조건에 기초한 전환 방식’으로 바꿨다. 이에 따라 한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따라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왔다.

윤 당선인은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날 용의가 있느냐’는 물음엔 “만나는 것을 굳이 피할 이유는 없다”며 “그냥 만나서 아무 성과가 없다든가 또는 보여주기식 성과만 있고 비핵화나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에 있어 실질적 결과가 없다면 북한의 비핵화, 남북관계 진전에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한민족이란 것은 틀림없기 때문에 문화와 체육 등 교류는 조금 원활하게 해야 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당선인은 북핵 문제에 대해선 “대응을 그때그때 편의적으로 자꾸 바꿔서는 안 된다. 일관된 시그널과 메시지를 줘야 한다”며 “북한이 조금이라도 핵을 포기한다든가 핵 사찰을 받는다든가 불가역적 비핵화 조치를 단행하게 되면, 북한의 경제 상황을 대폭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다 점검해서 준비해놓을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윤 당선인은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만나 구두 협의하고 약속한 내용이 있는데 좀 더 내용이 보강되고, 그때 빠진 부분이 보충돼야 할 것 같다”며 ‘쿼드’(Quad·미국, 인도, 일본, 호주 4개국의 비공식 안보회의체) 워킹그룹 참여를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작년에 백신 문제만 이야기 됐는데, 기후 문제라든지 첨단 기술 분야까지 워킹그룹의 참여 활동 범위를 넓혀야 할 것 같다”며 “첨단기술 분야에 대해 한미 간 좀 더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한미동맹 방향에 대해선 “경제, 첨단기술, 공급망, 글로벌 이슈인 기후 문제, 또 보건의료 등 모든 부분에서 포괄적 동맹 관계로 확대·격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당선인 측은 북핵·미사일 위협 재평가를 공언했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내정자는 언론 공지에서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전반적인 북핵 미사일 위협을 재평가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정부 역량을 결집해 북한의 도발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과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능력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주영·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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