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지킴이' 해경·해군 부녀..어버이날 맞아 특별한 만남

장아름 2022. 5.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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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간 광주함을 타고 불빛 하나 없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버지는 반대편에 계시겠구나' 생각하며 그리움을 달랬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바다나 강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는 조 하사는 첫 보직으로 광주함에 승선해서도 "지나가다 보면 아버지와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코로나19로 가족들과 만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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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3함대, 서남해역 지키던 조현진 하사 부친 등 초청행사
목포해경 조승래 경위·해군 3함대 조현진 하사 부녀 [해군 3함대사령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영암=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11일간 광주함을 타고 불빛 하나 없는 바다를 바라보면서 '아버지는 반대편에 계시겠구나' 생각하며 그리움을 달랬어요."

같은 해역을 수호하면서도 근무시간이 다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쳐 자주 접하지 못했던 해경·해군 모녀가 어버이날을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해군 제3함대사령부는 가정의달을 맞아 지난 4일 3함대 훈련대대 조현진 하사(21)의 부친인 목포해경 흑산파출소 조승래(56) 경위 등 군 가족을 부대로 초청하는 행사를 했다고 8일 밝혔다.

조 경위는 해군 소위(학군·35기), 상선 항해사를 거쳐 해양경찰이 됐다.

평생을 바다에서 생활한 아버지가 들려주는 항해와 함정 이야기를 듣고 자란 조 하사는 아버지와 같은 해상에서 근무하기를 꿈꾸며 해군 부사관의 길을 선택했다.

조 하사는 2019년부터 2년간 3함대 소속 광주함 갑판 하사로 근무했다.

당시 아버지가 서남해역 경비정장으로 근무해 마음만 먹으면 만날 수 있었지만, 코로나19 등을 우려해 가족과의 만남도 가급적 피할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의 경비정이 2020년 3함대에서 수리를 받을 때도 코로나19로 인한 외부인 접촉금지, 광주함 출동 때문에 상봉하지 못했다.

목포해경 조승래 경위·해군 3함대 조현진 하사 부녀 [해군 3함대사령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3함대는 거리두기 완화에 따라 3년 만에 가정의 달 군 가족 근무지 방문을 허가했고, 해양 부녀도 오랜만에 회포를 풀 수 있었다.

부녀이자 전우로서 각각 서남해역 연안과 원해를 수호하며 쌓은 추억과 그리움을 함께 나눴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와 많이 떨어져 있어서 바다나 강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는 조 하사는 첫 보직으로 광주함에 승선해서도 "지나가다 보면 아버지와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코로나19로 가족들과 만나기 어려웠다.

조 경위는 "경비정장을 할 때 내가 근무하던 위치에서 3함대 부두가 잘 보였다. '저 부두에 우리 딸이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3함대 쪽을 자주 쳐다봤다. 딸이 어떤 모습으로 근무할지 궁금했지만, 묵묵히 잘하고 있을 거라 믿으며 바라봤다"고 회고했다.

조 하사는 배를 타면서 아버지를 더 보기 힘들어졌지만 아버지에게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그는 "어릴 때는 아버지가 주무실 때 작은 소리를 잘 못 들으시는 게 이해가 안 됐다. 그런데 침실 소음이 매우 큰 상황에서도 고된 근무로 잠을 청하는 함정 생활을 해보니 이해하게 됐다"며 "멀어지는 육지를 볼 때마다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커졌는데 아버지는 어떻게 그 세월을 견디셨을지 대단하게 느껴졌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이들 부녀는 "함께 같은 서남 해역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선한 변화를 불러오는 사람이자 현장에 강한 바다 전문가, 국민이 신뢰하는 해경·해군이 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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