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했던 병근쌤과 정승원의 대구 신고식

대구 | 황민국 기자 2022. 5. 8.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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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수원 이병근 감독 | 프로축구연맹 제공


‘병근쌤’의 첫 친정 방문은 혹독한 신고식이 됐다. 수원 삼성 지휘봉을 잡고 처음 대구벌에 등장한 이병근 감독(49)이 자신이 지도했던 옛 제자들에게 승점 3점을 안겼다.

이병근 감독이 이끄는 수원은 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K리그1 11라운드 대구FC와 원정 경기에서 0-3으로 참패했다. 이날 패배로 수원(2승4무5패)이 11위로 밀려난 반면 대구(3승3무5패)는 6경기 만에 승리를 챙겼다.

이날 경기는 ‘이병근 더비’로 불렸다. 지난해까지 대구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이 감독의 첫 방문이기 때문이다. 당시 이 감독은 K리그1 3위와 대한축구협회(FA)컵 준우승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지만 재계약을 맺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이 감독의 첫 원정 상대가 대구였다.

“버스를 내릴 때부터 라커룸으로 가는 방향이 헷갈렸다”고 고백한 이 감독은 대구전에선 꼭 이기고 싶다고 별렀다.

그러나 이 감독의 각오와 달리 결과는 일방적인 패배였다. 경기 전 이 감독에게 먼저 인사를 건넨 K리그 최고의 테크니션 세징야를 막지 못한 게 문제였다.

세징야는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플레이로 두 번의 찬스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전반 4분 세징야가 올린 코너킥을 제카가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고, 후반 14분에는 추가골까지 직접 넣었다. 선제골과는 반대로 제카가 수원 진영에서 뺏은 공을 내주자마자 세징야가 가볍게 골문에 밀어넣은 작품이었다.

자신감을 잃어버린 수원은 후반 20분 고재현에게 쐐기골까지 헌납했다. 수원이 경기 내내 볼 점유율에서 6 대 4로 앞섰을 뿐만 아니라 슈팅 숫자에서도 10개(대구 7개)로 우위를 점했기에 아쉬운 결과였다.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것은 이 감독이 전부가 아니었다. 지난해까지 대구에서 뛰다가 수원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정승원 역시 첫 대구 원정에 혀를 내둘렀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대구에서 뛸 때는 든든하기 짝이 없었던 대구팬들이 적으로 돌아선 셈이다. 그라운드에서 적으로 만난 옛 동료들도 적극적인 플레이로 그를 괴롭혔다. 세징야가 전반 정승원 앞에서 노골적인 개인기를 구사한 데 이어 나머지 선수들도 거친 반칙으로 자극했다. 결국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보여주지 못한 정승원은 후반 27분 거친 반칙으로 경고까지 받았다. 경기 막바지 대구 이진용을 두 손으로 밀쳤던 장면에서 경고가 나오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오늘 승리한 대구에 축하를 보낸다. 우리가 더 강하게 가야했는데, 대구 팬들의 함성 소리와 첫 실점을 내준 세트피스 실책에 흐름을 뺏겼다”며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해 위기를 헤쳐가겠다”고 말했다.

강릉에선 원정팀 울산 현대(8승2무1패)가 1골·2도움을 기록한 엄원상의 맹활약에 힘입어 강원FC를 3-1로 꺾고 선두 수성에 성공했다.

대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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