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X마부작침] 역대 초인접선거, 대선 표심 그대로라면 결과는?
지난 3월, 워낙 큰 선거를 치러서 그런 걸까요. 지방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지방 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정치적 치열함은 덜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뽑는 지역의 대표들은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고 집행하는 주체입니다. 그만큼 우리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1일, 지방 선거를 앞두고 SBS 뉴스의 팩트체크팀 「사실은」과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다시 손을 맞잡았습니다.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 "지방 선거의 무게"입니다. 선거 기간 동안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시는 것들을 명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려드리고, 선거 때마다 판을 치는 허위·과장 정보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D+85일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건 2022년 3월 9일에서 고작 85일 만에 치러지는 '초인접 선거'입니다. 85일은 대한민국 선거사(史) 가장 가까운 전국 단위 인접 선거입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85일 만에 유권자로서 소중한 한 표를 또 행사하게 됐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선거가 어디 있겠냐마는,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에 관심이 큽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초반 기세를 위해서라도 승리가 절실하고,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대선 패배를 딛기 위한 분위기 반전이 절박합니다. 반면, 지난 3월 워낙 큰 선거를 치러서 그런지, 유권자들의 관심은 예전만큼 뜨겁지 않은 것 같습니다. SBS 뉴스의 팩트체크팀 「사실은」과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지방 선거의 무게'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입니다.
지방 선거의 무게 두 번째 보도, 이번에는 지난 20대 대선 결과를 8회 전국지방동시선거에 적용했습니다. 지방 선거에 대선 득표율을 적용해보는 시뮬레이션입니다. 선거사(史) 가장 가까운 전국 단위 인접 선거, 지난 대선은 중요한 참고 사항이 될 겁니다.
정치는 생물입니다. 지방 선거는 지난 대선과 후보도 다르고 선거구도 다릅니다.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에 과거 결과를 기계적으로 적용하는 건 적확한 분석일 수 없습니다. 다만, 적용 결과 그 자체보다도 지난 4년 간의 대략적인 민심 변화를 시청자 여러분들과 함께 가늠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시청자분들도 저희 분석 결과를 통해 4년 간 정치를 바라봤던 시선을 반추해보며, 이번 지방 선거의 무게를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대선의 분위기...크게 변하지 않았다?
이를 데이터로 살펴보기 위해 저희 SBS 선거방송팀이 자랑하는 심층 여론지수 메타S의 <윤석열 당선인 국정수행 전망 지수>를 살펴봤습니다. 그간 나온 여론조사를 모두 모아 '가중 평균'을 낸 수치입니다.
광역자치단체장...국힘 +10, 민주 -7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복기해 볼까요? 지난 지방 선거는 1년 전 치러진 19대 대선이란 순풍을 타고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난 선거였습니다.
총 17곳이 걸린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4곳, 자유한국당이 2곳, 무소속 1곳으로 전통적으로 보수 강세 지역인 대구와 경북을 제외하면 대부분 더불어민주당의 푸른 깃발이 꽂혔습니다.
특히, 부산시장은 1995년 민선 1기 이후 단 한 번도 민주당 진영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했는데 7회 지방 선거에서 최초로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후보가 당선될 만큼 민주당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윤 당선인은 서울, 부산, 대구, 대전, 울산, 충남, 충북, 경남, 경북, 강원에서 우세하다고 나타났습니다. 이를 그대로 적용하면, 국민의힘 10곳, 민주당 7곳이 나왔습니다.
기초단체장은 151 : 53 -> 83 : 143
늘 지방 선거에서 크게 주목 받지 못하는 선거가 바로 기초자치단체장입니다. 하지만 한 해 많게는 4조 가까운 예산을 주무를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게 바로 기초자치단체장입니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라는 뜻입니다.
지난 지방 선거 성적표를 복기해보면 더불어민주당이 151석, 자유한국당 53석, 민주평화당 5석, 무소속 17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선 결과를 기계적으로 대입할 경우 국민의힘 143석, 더불어민주당 83석으로 나왔습니다.
늘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곳, 서울 수도권과 충청 지역 자세히 보겠습니다.
서울은 지난 지방 선거에서 25개 중 더불어민주당 24곳, 국민의힘이 1곳에서 승리하며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습니다. 이번 대선 결과를 대입하면, 국민의힘이 14곳, 더불어민주당이 11곳이 나왔습니다. 충청 지역 선거 민심도 4년 새 많이 달라진 걸로 나왔습니다.
참고로 강원도는 2018년 지방 선거와 2022년 대선 사이, 선거 민심이 가장 변한 곳으로 꼽혔습니다. 강원도 역시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지만 지난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11곳, 자유한국당이 5곳에서 승리했습니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모든 지역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앞섰습니다.
역대 가장 짧은 인접선거… 결과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지난 대선 득표율을 이번 선거구에 대입해 본 건 바로 ‘인접 선거'란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통령 선거는 5년 만에, 총선과 전국동시지방선거는 4년 만에 치러지죠. 그러다 보니 20년에 한 번은 두 선거가 인접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역대 선거에서 2번 있었습니다. 바로 1987년 10월 대선과 1988년 4월 총선, 20년 뒤인 2007년 12월 대선과 2008년 4월 총선이 있습니다.
모두 직전 선거와 각 181일, 113일 만에 치러진 인접 선거였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먼저 1987년 13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민주정의당 노태우 후보가 36.64%의 득표율로 당선됐습니다. 민주정의당이 여당이 된 셈인데 직후 치러진 총선에서도 민주정의당은 의석수 총 299석 중 125석을 차지합니다. 비율로 계산하면 41.8%인데 직전 대선과의 차이는 5.16%p로 크지 않았습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도 결과는 비슷했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8.67%의 득표율로 2위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득표율 26.14%을 크게 따돌리며 당선됐는데, 113일 뒤에 치러진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299석 중 153석, 의석수 기준 51.17%를 달성했습니다. 직전 선거와의 비율 차이는 2.5%p로 더 줄었습니다.
인접 선거의 경우, 직전 선거는 좋은 참고 사항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이번 지선은 대선과의 거리가 불과 85일입니다. 민주화 이후 가장 짧은, 초단기 인접 선거입니다. 대선을 주요 변수로 상정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다시 강조하지만, 정치는 생물입니다. 대선 이후 많은 변수들이 있었고, 또 남은 한 달 정도의 기간, 어떤 변수가 나타날지 모릅니다. 최근만 하더라도 검수완박 정국, 인사 청문회 정국 등으로 시끄러웠습니다. 정치권은 이런 변수들이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계산기 두드리기 바쁩니다.
많은 변수가 있지만, 이번 선거, 그 무엇보다 투표율이 큰 영향을 미칠 거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20대 투표율이 관건이다. 지방 선거는 동네 이슈에 관심이 있어야 하고 정주의식이 높아야 선거 참여의 동기 마련이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 20대 투표율은 낮을 수 있다. 다만, 40대 투표율이 지난 선거에서는 50대에 비해서 꽤 낮았기 때문에 40대가 윤석열 정부에 대한 견제와 본래의 정치 성향이 발휘되면 이런 부분은 민주당에게 유리할 수 있다"
김수민 시사평론가의 말입니다.
늘 그렇듯, 또 이번에 특히 그렇듯, 의미 있는 변수를 만들어내는 건 이 글을 읽고 있는 유권자 분들의 '투표 의지'일 겁니다. 그 무엇보다 무거운 지방 선거, 정치권이 정신 바짝 차리고 그 무게감을 입증해 내도록 하는 건 유권자 분들의 투표율이라는 얘기입니다.
이번 지방 선거,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 분들의 관심이 절실한 이유입니다.
SBS 팩트체크 「사실은」팀과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함께 준비하는 '지방 선거의 무게' 연속 보도는 지방 선거 날까지 이어집니다.
기획 : 이경원, 배여운 / 디자인 : 안준석 / 인턴 : 강동용, 이민경, 정경은
배여운 기자woon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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