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의 남자' 박지원 국정원장 삼군살이로 존재감

문승현 기자 2022. 5. 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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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10월말 국정원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정원 국정감사에 출석, 감사준비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을 자처하는 '정치 9단' 박지원(80) 국가정보원 원장이 신구(新舊) 정권 교체기 북한의 무력 도발과 위기감 조성 국면에서 정보당국 수장으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박 원장이 "북한은 계속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조선일보 인터뷰가 보도된 7일 공교롭게도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발을 발사했다. 박 원장은 이날 오후엔 "북한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방한 사이에 핵실험을 할 것 같다"고 연합뉴스 전화 인터뷰에서 예측했다.

불사이군(不事二君) 박 원장은 2020년 7월말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국정원장으로 파격 발탁됐다. 김대중 정부 시절 문화부장관으로 2000년 4월 남한 측 밀사로 파견돼 북한 측 대표와 비밀협상을 벌인 끝에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 성사를 이끌어낸 대북 협상 경험과 정치력을 높이 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박 원장은 최근 "5월 9일까지는 국가와 국민은 물론 문재인 대통령께, 그리고 5월 10일 (윤석열) 당선인께서 대통령에 취임하고 원장이 새로 오기 전까지는 새 대통령께도 충성하는 것이 도리"라는 정치 9단의 화법으로 주목 받았다.

박 원장은 4월말 페이스북에 박 원장 자신과 손자가 반려견 두 마리와 새끼 네 마리와 함께 어울려 놀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박 원장은 "이미 분양 시기가 지났지만 손자가 일주일만 더 함께 보내자 하고 저도 헤어짐이 아쉬워 주말을 함께 놀았다. 하지만 엄마 진순을 위해서 떠나보내려 한다"며 "회자정리(會者定離)! 만나면 떠난다. 이렇게 떠나고 헤어진다"고 썼다.

[사진=박지원 국정원장 페이스북 캡처]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박 원장이 퇴임을 앞두고 '회자정리'라는 성어로 소회를 밝힌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원장은 국회 인사청문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규정한 국가정보원법상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국정원장으로 새정부와 일정기간 '불편한 동거'를 이어가야 하는 박 원장이 삼군(三君)살이의 복잡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촌평이 나돌기도 했다.

박 원장은 "정권이 바뀌어도 (후임자 청문회 때문에) 한 달 이상 윤석열 대통령을 모셔야 한다. 지금 문재인 대통령에게 충성을 다하듯 그때가 되면 새 대통령에게 충성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조언할 수 있는 시기는 취임 전인 지금뿐"이라고 조선일보와 인터뷰에 응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김정은이 저돌적이라고 우리까지 같이 그래서 되겠냐"며 "남북관계는 문재인 5년을 인정하고 거기서 이어가야 한다. 시계를 거꾸로 되돌리면 안 된다"고 윤 당선인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와 함께 박 원장은 북한이 이날 동해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SLBM 같다"고 했다.

박 원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다르다. 김정일은 솔직하게 원조를 달라고 했지만 김정은은 2년간 국경을 닫아두고도 어디에도 도와달라고 하지 않는다. 코로나 백신까지 필요없다고 한다"며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의 만류에도 핵실험 준비를 강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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