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발 '안도감' 하루 만에 끝나

이윤주 기자 2022. 5. 6.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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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주가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
물가 상승·경기둔화 우려 확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한꺼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시장의 태도가 하루 만에 정반대로 바뀌었다. 한번에 0.75%포인트를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이 배제된 것에 안도했던 지난 5일 분위기가 6일에는 180도 달라졌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이어질 빅스텝에 대한 경계감과 연준의 정책 실패 및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국내외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 관련기사 5면

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33.06포인트(1.23%) 내린 2644.51에 마감해 나흘째 하락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836억원, 3001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은 7626억원을 순매수했다. 간밤 뉴욕증시가 폭락한 여파가 국내 금융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날보다 4.99% 급락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3.1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3.56%) 등도 모두 하락했다.

원화 가치도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6.4원 오른 달러당 1272.7원에 거래를 마쳐 지난달 28일(1272.5원) 기록한 종가 기준 연고점을 돌파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금융시장이 충격에 빠진 2020년 3월19일(1285.7원) 이후 2년1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준의 긴축 부담으로 달러화 가치가 2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영향을 받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1분기 전체 경제활동은 소폭 감소했지만 가계지출과 기업 고정투자는 호조를 유지했고, 최근 몇 달 동안 일자리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실업률은 상당히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통해 금리를 올려 물가 잡기에 집중하겠다는 신호를 명확히 준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은 연준의 판단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 우선 연준이 오는 6~7월 빅스텝을 지속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연준이 빅스텝에 나선 것이 22년 만에 처음인 만큼 이 역시 강한 긴축을 의미한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선임 연구위원은 “매월 큰 폭으로 상승하는 기준금리에 연동된 경제주체들의 조달비용이 상승하면서 경제활동에 부담을 주고 경제지표에도 반영될 수밖에 없다”며 “연속되는 빅스텝의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고 밝혔다.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한 긴축이 지속되면서 전체 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확산하는 것이다.

일각에선 오히려 40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인 물가를 잡기 위해선 연준이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8%를 넘나들고 있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대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물가오름세가 더 장기화할 경우, 고물가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미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민간소비와 기업투자가 물가로 인해 위축될 경우 미국 경기의 심각성이 더 심화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조치에 따른 공급망 차질 장기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급등세 지속 등도 경기를 쉽게 낙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증시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코스피 2600선까지 하단을 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심리적 변화와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급등락 과정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코스피도 다시 한번 2600선 초반에서 지지력 테스트를 전개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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