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서서 보던 간송의 보물, 7년만에 다시 만나다
신사임당 '포도' 등 32점 공개
권우 '매헌선생문집'도 볼 수 있어
보화각 보수공사전 마지막 전시
내달 5일까지 무료 인터넷예약
![해동명화집 중에서 신사임당의 `포도` 그림. [사진 제공 = 간송미술관]](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5/06/mk/20220506200004625byoo.jpg)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7년여 만에 다시 보화각에서 여는 기획전 '보화수보(寶華修補)-간송의 보물 다시 만나다'에서다.
보화각은 일제강점기 우리 문화재 지킴이로 나섰던 수집가 간송 전형필(1906~1962)이 미술품 보존과 활용을 위해 1938년 건립한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이다. 1971년부터 2014년까지 매년 두 차례씩 일반에 공개되면서 주변에 긴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이 연출됐으나 2014년부터 5년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의 협력 전시와 수장고 신축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이번이 101번째 전시다.
전시 제목에서 '보화'는 보배로운 정화를 뜻하며, '수보'는 낡은 것을 고치고 덜 갖춘 곳을 기우는 행위를 뜻한다. 전시장이 협소하지만 수장고 개장에 맞춰 보존 처리에 초점을 두고 자세히 살펴보면 흥미롭다. 백인산 간송미술관 학예실장은 "2020년부터 문화재청이 추진한 '문화재 다량 소장처 보존관리 지원사업'을 통해 처음으로 보존 처리를 거친 비지정문화재(국보나 보물로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 8건 32점을 내놓았다"며 "보존 처리 과정에서 새로운 발견을 많이 했고 이를 대중에게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 출품작 중에서는 고려 말 정몽주의 제자인 권우(1363~1419)의 '매헌선생문집'과 조선시대 유명 수집가인 석농 김광국(1727~1797)의 '해동명화집'이 단연 돋보인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특히 권우의 '매헌선생문집'은 1452년(문종 2년) 간행된 초간본으로 추정된다. 희소성이 높아 보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치적으로 민감해 정몽주와 관련된 '포은' 등 단어가 지워진 부분이 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해동명화집'에는 안견의 '추림촌거', 신사임당의 '포도', 심사정(1707~1769)의 '삼일포' 등 다양한 그림 28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보존 처리 과정에서 조맹부(1254~1322)의 '엽기도'와 조영석(1686~1761)의 '노승헐각'도 이 화첩에서 뜯겨 나온 것이 추가로 확인돼 수록 그림이 30점으로 늘었다. 눈 내리는 풍경으로 유명한 '삼일포'는 알고 보면 하얀 눈이 벌레 먹은 자국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 또한 그림의 일부로 오래 인식돼온 터라 보존 처리 과정에서 결손부를 완전히 메우지 않고 일부를 남겼다.
이 밖에 시서화에 능한 이인상(1710~1760)의 작품집 '원령희초첩', 민영익(1860~1914)의 난초화 72점을 묶은 '운미난첩', 통신사 수행 화원으로 일본을 다녀온 한시각의 회화 '포대화상', 김홍도의 '낭원투도', 장승업의 '송하녹선' 등을 함께 선보였다. 1층 전시 공간은 약 70㎡ 규모로 협소하지만 보물급 전통 유산으로 가득했다. 2019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보화각은 이 전시를 마지막으로 보수·정비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화각 2층 전시실은 텅 빈 모습으로 공개된다. 유물 한 점 없이 보화각 주변 풍경을 담은 짧은 영상(정진수 작품)만 상영된다. 자연광이 강해 서화 등 유물을 전시할 수 없어 현재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기 때문에 관람객에게 옛 공간을 기억하라는 의미다. 개관 당시 간송이 직접 일본에서 들여온 화첩장이 80여 년 세월 동안 마치 주인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월 5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무료지만 간송미술관 홈페이지에서 2주 단위로 예약하고 방문해야 한다.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전시 설명도 해준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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