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짤짤이' 논란, 박지현에 불똥.. "사퇴해야" VS "옹호한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박 위원장은 파쇼"
이원욱 민주당 의원 "피해호소인 떠올라"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희롱성 발언 논란을 겨냥한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을 두고 여권 내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친여 성향의 정치논평으로 유명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사건의 실체를 읽어낼 만한 능력이 없다”라며 박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박 위원장을 옹호한다”라고 했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지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앞서 박 위원장은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최 의원이 전날 당 홈페이지에 ‘의도한 바는 아니었을지라도 저의 발언(이른바 짤짤이)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입은 우리 당 보좌진들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이 사과를 보좌진들이 오해하거나 잘못 들은 것이 아니라, 성적 불쾌감을 일으키는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 사실임을 인정한 것으로 수용하겠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민주당이 왜 상식으로부터 고립되어 왔는지, 왜 재집권에 실패했는지, 왜 국민의 마음으로부터 멀어졌는지 깨달아야 한다”면서 “내가 아는 사람이라고 잘못을 감싸는 문화를 버리지 않으면 5년 뒤에도 집권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황씨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는 최 의원의 말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일부 주장을 그 어떤 증거도 없이 사실로 받아들인 것”이라며 “주장이 사실로 확정되려면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여러 증거가 확보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위원장은 최 의원의 사과문을 멋대로 해석하여 자신에게 사건의 진실을 확정할 수 있는 신적 권능이 주어진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라며 이는 “내가 너를 죄인이라고 지목하면 너는 죄인이야. 죄가 없음을 증명하는 노력을 하지 마. 너의 무죄 증명 노력은 너를 더 큰 죄인으로 만들 뿐이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어 “이런 걸 파쇼라고 한다”라며 “집단이 자학적 반성 모드에 진입을 하면 반드시 파시스트가 등장하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권력을 농락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 괴상망측한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고 박지현 위원장은 당을 위해 사퇴하는 게 좋겠다”라고 질타했다.

반면 같은 당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옹호합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리면서 최 의원을 향해 “스스로 사과의 격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최강욱 의원은 (성희롱성 발언에 대해) 가벼운 농담이라고 했고, 진실 공방 속에서 언론 등 외부에 내부 회의 내용을 흘린 사람이 누구인가를 밝혀내려는 움직임 속에서 2차 가해 논란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을 무공감, ‘내로남불’의 프레임에 가둬버린 ‘피해호소인’이라는 말이 떠올랐다. 민주당 특정 의원들은 피해자에 대한 사과가 먼저였지만 호소라는 말에 가두면서 (이들을) 피해자가 아닌 강박증에 걸린 사람으로 매도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과가 먼저 필요한 일이면 사과하면 된다”라며 “특정 용어에 대부분이 불쾌했다고 들었다면 사과하면 되고, 설혹 상대방이 잘못 들었다 해도 사과가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최강욱 의원은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이라는 용어로 사과문을 시작했고, SNS상에서 (문제를 제기한) 박 위원장을 비난하는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문장을 적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사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어느 기자의 지적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공식 회의 상에서 더욱 품행을 단정하게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의원은 당내 온라인 회의에서 동료 의원에게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후 “짤짤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가 당내 비판이 거세지자, 결국 당 홈페이지와 자신의 SNS 등을 통해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날 사과문을 올린 뒤에도 민주당 소속 여성 보좌진이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박 위원장의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최 의원에게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취지의 글을 쓴 것을 캡처해 공유하면서 “고맙습니다”라고 적었다.

송혜수 (sso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