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후에도 베이징은 '잠시 멈춤'..노동절 내수시장 코로나 직격탄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2022. 5. 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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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노동절 연휴를 맞은 지난 2일 중국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 중 한 곳인 왕푸징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중국 수도 베이징이 노동절 연휴(4월30∼5월4일) 이후에도 모든 학교의 등교 수업 중단과 식당 내 취식 금지 등 방역 조치를 이어가기로 했다. 연휴 이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당수 지하철역을 폐쇄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직장인의 재택근무를 요구하는 등 오히려 방역 강도를 높였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하이의 계속된 봉쇄와 베이징의 방역 강화 조치 등으로 노동절 연휴 중국 내수 시장은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시 위생건강위원회는 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감염자 수가 모두 50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날 신규 감염자를 포함해 지난 22일 이후 베이징의 누적 감염자 수는 모두 522명이다. 감염자 발생 지역도 전체 17개구(경제기술개발구 포함) 중 15곳으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수도 베이징이 2020년 신파디(新發地) 시장 집단 감염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2020년 6월 신파디 농수산물 도매시장에서 발생한 집단 감염으로 한 달여간 335명의 감염자가 발생했었다. 쉬허젠(徐和建) 베이징시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최근 감염자 수가 이미 신파디 시장 집단 감염 때를 넘어섰다”며 “연일 50명 안팎의 감염자가 발생하고 산발적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방역 상황이 여전히 심각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시는 노동절 연휴가 끝난 이날부터 최소 일주일간 전체 학교에서 온라인 수업을 이어가기로 했다. 연휴 기간 취해진 음식점의 매장 영업 금지와 오락·문화·체육시설 운영 제한 조치도 계속된다. 또 14개 지하철 노선에서 62개역을 폐쇄하고 189개 노선에서 버스 운행을 중단 또는 조정해 간접적인 이동 제한 조치를 취했다. 다수의 감염자가 나온 차오양(朝陽)구는 이날부터 직장인들도 재택 근무에 들어가도록 했다. 방역당국은 향후 감염자 발생 추이 등을 지켜본 후 방역 조치 완화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등교 수업 중단 조치에 비춰볼 때 적어도 일주일 동안은 도시 전체의 ‘일시 멈춤’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시는 다만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짧고 증상이 가벼운 점 등을 고려해 해외 입국자와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 규정을 완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해외 입국자에게 적용되던 3주간의 시설 격리가 10일 시설 격리 후 7일 자가 격리로 바뀌고, 밀접 접촉자에 대해서도 같은 기준이 적용된다.

상하이의 봉쇄 조치가 계속되고 베이징에서도 엄격한 방역 조치가 취해지면서 이번 노동절 연휴 중국 내수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중국 문화여유부가 집계한 노동절 연휴 5일 동안의 국내 여행객 수는 지난해보다 30.2% 감소한 1억6000만명이었다. 이 기간 관광 수입은 646억8000만위안(약 12조298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2.9%나 줄었다. 또 연휴 기간 국내선 항공기 이용객은 77% 감소했고, 극장 수입은 83%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0시 기준 상하이의 신규 감염자 수는 4651명으로 전날(4982명)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전면적인 봉쇄 완화와 도시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날에는 인구 1260만명의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시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도시 봉쇄 조치에 들어갔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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