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세탁기, 25kg급 한판 승부'
[경향신문]
나란히 2년 만에 최대 용량 출시
외형은 유지·드럼통 키워 ‘효율’
최적 세탁 추천·자동 세제 투입 등
AI 편의 기능도 ‘업그레이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드럼세탁기 크기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업체 모두 제품 크기·세탁력·에너지 효율은 유지하면서 세탁 용량을 키운 25㎏ 모델을 출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편의기능도 속속 추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4일 ‘비스포크 그랑데 세탁기 AI’ 25㎏ 제품을 출시했다. LG전자는 지난 1일 25㎏ 용량 트롬 세탁기 9종을 다음주부터 차례로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출시는 삼성전자가 먼저, 발표는 LG전자가 먼저 하면서 혼수가 몰리는 봄 시즌을 맞아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두 업체는 2020년에도 24㎏ 용량 제품을 비슷한 시기에 내놓았다. 제품의 외형 크기는 기존 제품과 똑같이 유지하거나 가로 폭은 그대로 둔 채 측면 깊이를 늘렸다. 이번에도 양사는 가로 폭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세탁 용량을 1㎏ 더 키웠다. 소비자들은 이불 등을 빨 수 있는 큰 용량의 세탁기를 원하지만, 아파트나 빌라 등의 세탁기 공간이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한 전자업체 관계자는 “드럼통과 모터, 내부 부품 간 거리를 좁혀 공간 효율을 높이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세탁 용량을 늘리고도 세탁력과 에너지 효율 1등급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그냥 용량만 키우면 안 되고 다른 세탁 기술들이 함께 좋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계속 커지던 세탁기 용량은 일단 25㎏에서 상당 기간 정체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효율등급 규정이 25㎏까지밖에 없어 단기간에 26㎏ 이상은 출시하기 어렵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를 활용한 편의기능에서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 신제품은 세제·유연제를 알아서 넣어주는 자동세제함과 자동유연제함의 용량을 확대했다. 한 번 가득 채워놓으면 약 6주(기존 4주)간 정량의 세제와 유연제를 투입해준다. 세탁 코스가 끝나면 자동으로 문을 열어 내부 습기도 빼준다. 찌든 때와 세제를 헹궈내는 ‘버블워시’, 전용 세제 없이도 간편하게 세탁조를 관리하는 ‘무세제통세척+’ 기능도 갖췄다.
LG전자 신제품은 AI가 옷감의 무게로 의류 재질을 인식한 뒤 6가지 세탁 모드 중 최적을 선택해 옷감 손상을 줄이는 기능도 있다.
프리미엄 모델인 오브제컬렉션 세탁기는 세탁물의 무게와 오염도를 감지해 적정량의 세제를 알아서 투입하고, 세제 투입 후 세제함 주변을 물로 씻어주는 기능도 갖췄다. 펫케어 코스, 세탁 종료 후 방치된 세탁물 케어 등 신규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가전’도 적용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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