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국민은행 '저원가성 수신' 감소..수익성 '경고'

박은경 2022. 5. 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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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4.51%, 하나은행 2.75%, 국민은행 1.16% 감소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우리·하나·국민은행이 수신금리 인상에도 저원가성 수신이 크게 빠져나가면서 수익성 방어에 빨간불이 켜졌다. 보유하고 있는 대출 잔액의 이자마진이 올라가도 저원가성 수신이 줄어들면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신 금리를 우대한다고 해도 이미 대출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로 신규대출 확보도 쉽지 않은 만큼 수익성 방어에 한계가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들의 ATM이 모여있는 거리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아이뉴스24DB]

4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4월말 여수신 계수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의 4월 요구불예금과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를 합한 저원가성수신은 769조825억원으로 전달(798조7천715억원) 대비 3.71%(29조6천890억원) 감소했다.

저원가성 수신에는 은행 수익성과 직결돼 '핵심 예금'으로도 불린다. 예금 금리가 연 0.1% 내외로 사실상 은행이 지급할 이자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은행으로서는 높은 예대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실탄이다. 때문에 저원가성 수신이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수익을 내기 유리하다.

◆ 기업자금 이탈에 핵심예금 줄어…가계대출도 감소세

은행별로 우리은행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은행의 4월 저원가성 수신은 171조2천871억원으로 전달(179조3천893억원) 대비 4.51%(8조968억원) 감소했다. 은행측은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 건 아니며, 이사철 이사비용 증가 등의 지출 확대로 예금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도 2.75%(3조4천432억원) 감소했다. 2월 증가에 따른 기져효과에, 기업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탓이다.

국민은행도 1.16%(2조2천972억원)이 줄었다. 기업의 자금수요가 늘어나며 법인 자금이 빠져나간 탓이다.

지난달 이들 은행이 일제히 수신 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예금 유치에 실패한 셈이다. 앞서 이들 은행은 지난달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로 0.25%p 인상하자 3영업일 이내 수신금리를 0.3~0.4%p 인상한 바 있다.

가계대출 감소도 수익성 방어에 부담요인이다. 저원가성수신이 줄어든 데다, 가계대출이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어 추가적인 대출이자 확보마저 제한적인 상황이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경우 가계대출도 감소했다. 국민은행은 전달 대비 7천840억원, 우리은행은 전달 대비 3천716억원 줄었다.

◆ "수익성 하락할 수밖에 없어"…은행권 "수익성 방어 가능"

전문가들은 저원가성 수신 감소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조로 신규 대출 확보마저 어려운 만큼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문제는 금리인상으로 대출확보는 제한적인데 반해, 예금금리가 빠르게 올라가는 상황"이라면서 "저원가성 수신이 줄면 예금유치 경쟁이 붙게 되고, 기준금리 인상과 더불어 경쟁이 붙어 예금금리를 추가적으로 올려야할 경우 마진이 하락할 수밖에 없고 수익성이 감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에서 신규대출 확보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미 대출금리가 높고 변동대출 비중이 높은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갈 게 뻔한 상황에서 굳이 대출을 받으려는 차주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판단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대출이자 마진이 추가 개선될 순 있으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 이조차도 끝날 것"이라면서 "저원가성 수신 감소는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반면 은행권에선 예금 기반 확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기업대출 중심으로 대출 마진을 늘려 수익성을 방어하겠단 방침이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22일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저원가성 수신이 감소하는 것에 대해 "향후 금리가 상승하면 핵심적인 저원가성 예금 증가세가 조금 더 주춤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월간 애플리케이션 이용자수(MAU) 확대, 핵심 예금 활동 고객 증가를 주문하는 등 장기적 기반 예금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관 KB국민은행 전무(CFO)는 또한 같은 날 열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저원가성 수신 감소와 가계대출 감소 등으로 마진이 줄어들 수 있단 지적에 "수익성 중심의 대출 금리 정책을 시행할 것"이라며 "2분기에도 기업대출 성장을 중심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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