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조 단위 수주..찰리 회장과 북한산행이 통했다

이재은 2022. 5. 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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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ICT업계 리더들과 직접 등산, 결혼식 참석 등 활발히 교류
디시 회장과 단둘이 5시간 북한산행으로 신뢰 구축하기도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의 ‘6세대(6G) 통신’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네트워크 주도권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3일(현지시각)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의 대규모 5G 통신장비 공급사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디시 네트워크는 1980년 설립된 위성TV 서비스 기업으로 2020년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으며, 미국에서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특유의 장점인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 세계 ICT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장비 영업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장기간 계약이 대부분인 데다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띄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약속이 사업 성패를 결정한다.

이에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전자의 통신장비 사업에서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실제로 디시와 5G 통신장비 공급계약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 부회장과 디시 회장이 직접 만나 함께 산행을 하며 사실상 협상을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9월 한국을 방문한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에르겐(Charlie Ergen) 회장을 만나 5G 통신장비 사업에 관한 협력을 심도 깊게 논의하는 등 이번 수주에 있어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을 방문한 찰리 에르겐 회장은 당초 월요일에 이 부회장과 짧은 비지니스 미팅을 갖기로 했지만, 하루 전인 일요일에 이 부회장이 등산이 취미인 찰리 회장에게 북한산 동반 산행을 제안했다.

일요일 오전 이 부회장은 직접 차량을 운전해 에르겐 회장이 묵고 있는 호텔로 찾아가 그를 태우고 북한산까지 단둘이 이동했다. 약 5시간 가량 수행원 없이 만남이 이뤄졌고, 개인적인 일상 이야기부터 삼성과 디시의 향후 협력 강화 방안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에르겐 회장은 이 산행을 계기로 급속도로 신뢰 관계를 구축해 에르겐 회장이 이번 수주를 사실상 확정 지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밖에 2020년 버라이즌과의 7조9000억원 규모 5G 장기 계약은 물론 2021년 NTT 도코모와의 통신장비 계약 당시에도 이 부회장은 직접 해당 통신사 CEO들과 직접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지난해 11월 미국 출장시 어깨동무를 하고 찍은 사진까지 공개하며 긴밀한 관계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2018년 5월과 2019년 5·7월에 일본에서 NTT도코모, KDDI 등 주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 만나 5G 네트워크 사업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기도 했다. 특히 당시 7월은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던 시기였음에도 직접 일본을 방문해 5G 사업을 논의해 눈길을 끌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삼성전자는 2019년 KDDI, 2021년 NTT도코모의 5G 통신장비 계약을 잇따라 따내는데 성공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그룹 회장 자녀들의 결혼식에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하게 초청 받아 친분을 쌓았다. 인도 최대 통신사인 릴라이언스 지오는 현재 전국 LTE 네트워크에 100% 삼성 기지국을 쓰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의 대형 계약 체결이나 신규 시장 진출 과정에는 항상 'JY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13일 차세대 통신 기술인 6G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 기술을 공유하는 '삼성 6G 포럼'을 처음 개최한다.

이 행사의 주제는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 for All) 시대 구현'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와 더불어 ▲2019년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 설립 ▲2020년 '6G 백서' 공개 등 6G 기술 연구를 본격화했고, 향후 글로벌 표준화와 기술 개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lj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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