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 잡아먹은 모듈러 교실.. "교실에서 체육수업 한다"

이학준 기자 2022. 5. 3.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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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일부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른바 '모듈러 교실'이 설치되면서 학생들의 체육활동이 힘들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평택교육청 관계자는 "모듈러 교실 설치 전처럼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게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운동장을 넓게 쓰면서 체육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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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월 평택시 8개 학교에 모듈러 교실 설치
5개 학교는 운동장에 설치해 체육활동 지장
교육청 "모듈러 교실은 학습권 보장 위한 조치"
지난 5월 1일 오전 11시쯤 경기도 평택시 서재초등학교. 사진 오른편에 직육면체 건물이 모듈러 교실이다. /독자 제공

경기도 평택시 일부 초등학교 운동장에 이른바 ‘모듈러 교실’이 설치되면서 학생들의 체육활동이 힘들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모듈러 교실은 과밀학급을 해결하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세운 조립식 교실을 의미하는데, 다른 부지를 확보하지 않고 운동장에 설치되면서 아이들이 뛰노는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2일 경기도평택교육지원청(평택교육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모듈러 교실이 설치된 곳은 서재초·용죽초·종덕초·비전중·세교중·용이중·평택중·평택여중 등 8개 학교다. 모듈러 교실은 건물의 주요 구조물을 조립해서 만든 조립식 교실이다. 2017년 6만138명이던 평택시 초중고교 학생 수가 작년 7만7979명으로 약 30% 증가하면서 학교가 과밀화되자 평택교육청이 학생들의 수업 공간을 늘리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내놓은 대안이다.

문제는 모듈러 교실이 체육수업을 하거나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뛰어노는 운동장에 지어졌다는 점이다. 모듈러 교실이 많게는 운동장의 70%를 차지하면서 점심시간 등 쉬는 시간에 학생들이 운동장을 쓰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체육수업조차 교실에서 진행되는 학교도 있다. 현재 운동장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한 곳은 서재초·용죽초·종덕초·비전중·용이중 등 5개 학교다.

비전중 1학년 A(14)군은 “입학하고 지금까지 운동장에서 수업받은 적이 2번밖에 되지 않는다”며 “운동장이 좁다 보니 학생건강체력평가(PAPS)를 진행할 때도 반별로 교실 책상을 뒤로 밀고 교실에서 진행할 때가 잦았다”고 전했다. 용이중 1학년 B(14)양은 “학교 운동장 크기가 작아지면서 축구 골대가 사라졌다”며 “(모듈러 교실이 운동장에 있어) 운동장 개념이 없고 좁고 삭막하다. 열린 공간에서 뛰어놀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래픽=손민균

학부모들도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재초 학부모 박모씨는 “서재초는 학교 운동장이 원래 작았는데 모듈러 교실이 생겨 운동장 면적의 70%가 사라졌다”며 “전면등교가 시작되어 운동회도 해야 할 텐데 운동장이 없어져서 하지 못할 것 같다”고 호소했다. 용이중 학부모 전모씨는 “운동장이 좁으니 덩치가 커진 중학생들이 다 같이 점심시간에 운동장을 쓰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학교들도 학생들의 야외 체육활동 위축 문제에 대해 뾰족한 수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학교들은 운동장에 물리적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실내 체육시설을 활용하거나 운동장 사용 학급을 조정하고 있다. 서재초 관계자는 “운동장이 좁아진 것은 맞다”라면서도 “초등학생들의 체육활동에 큰 방해가 될 수준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강당과 모듈러 교실에 새로 마련한 실내 활동실 등에서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이중 측은 “체육활동이 학생들의 관계 형성 및 인성 함양에 중요한데 불가피하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학생들 신체활동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듈러 교실 2개를 탁구실로 운영하는 등 나름의 방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평택교육청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평택교육청 관계자는 “모듈러 교실 설치 전처럼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게 어렵다는 것은 알고 있다”며 “운동장을 넓게 쓰면서 체육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대유행 상황에서 학습권 보장을 우선하다 보니 운동장에 모듈러 교실을 설치하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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