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끓어오르는 K-라면..인기 비결은?

김동현 입력 2022. 5. 3.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라면 수출 7652억원…동남아시아·미국 등에서 성장
K콘텐츠 열풍에 라면도 주목…간편함과 맛이 인기 비결
"공장 설립하고 법인 만들고"…해외시장 공략 박차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한국 라면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식사 대용 식품으로 '한국 라면'이 주목 받고 있다. 이전에는 해외에서 한국 라면이 간식 취급을 받았다면 최근에는 '한끼 식사'로 제대로 대접 받고 있다.

해외 소비자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다양한 부재료를 넣고, 한국 라면을 즐기는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선보이며, K푸드 열풍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농심과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는 이런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내수 시장의 성장성에는 한계가 있는만큼 해외 영토 확장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한다는 각오다.

지난해 라면 수출액 7652억원…동남아시아·미국 등 성장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라면 수출액은 전년 대비 8.3% 증가한 7652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라면 수출량이 큰 폭 증가하며, 기저 부담이 있었는데도 지난해 다시 한번 라면 수출이 늘었다.

올해도 라면 수출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3월 라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890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처음 월 수출액이 7000만 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한국 라면의 수출 이정표를 다시 세웠다는 평이다.

국가별로는 동남아시아 수출 성장이 뚜렷했다. 중국은 전년 대비 2.7% 감소한 1716억원, 미국은 1.0% 증가한 939억원의 수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운임 비용 부담이 수출 실적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태국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6개국 수출 금액은 15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 수출액이 늘었다. 중동 등 기타 국가도 4009억원을 차지하며 전년 대비 20.7%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농심과 삼양식품의 수출 성장이 한국 라면 수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기준 주요 라면 업체의 전체 수출액 비중은 삼양식품(49%), 농심(33%), 오뚜기(8%), 팔도 등 기타(9%)로 나타났다.

K콘텐츠 열풍에 라면도 주목…간편함과 맛이 인기 '비결'

한국 라면 인기는 K-콘텐츠 인기와도 맞물린다.

영화 기생충에서 주목 받았던 농심 짜파구리(짜파게티와 너구리의 합성어)가 대표적이다. 짜파구리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농심 수출액은 2020년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에서는 주인공인 기훈(이정재)이 일남(오영수)과 소주를 마시며 안주로 삼양라면 오리지널 제품을 생으로 먹는 장면이 화제를 모았다.

'안주로 생라면을 먹는다'는 개념은 한국에선 익숙할 수 있지만 해외 소비자들에게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삼양식품은 해외 소비자들을 겨냥한 삼양라면 오리지널 스낵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 라면의 인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인스타그램에 '#KoreaRamyun', '#ShinRamyun' 등으로 검색하면 한국 라면을 즐기는 해외 네티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부 네티즌은 김치, 햄, 해산물 등 부재료를 활용해 한국 라면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제작, 현지인들에게 라면 홍보를 자처했다.

이들은 한국 라면의 인기 비결로 맛과 간편함을 꼽았다. 매운맛을 기본으로 한 진한 국물, 쫄깃한 면발, 풍성한 건더기 등에 좋은 평가를 내리며 뜨거운 물만 있으면 간편하게 식사를 대신할 수 있다는 점을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공장 설립하고 법인 만들고"…라면업계, 해외시장 공략

농심, 오뚜기, 삼양식품 등 라면업계 빅3도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농심은 올해 미국 2공장을 중심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K푸드 열풍을 타고 북미 지역에서 한국 라면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제품 공급량이 늘면 매출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2공장 본격 가동으로 농심은 미국에서 총 8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신동원 농심 회장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2공장 준공식에서 미국 라면 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1위에 도전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삼양식품은 오는 2025년까지 미·중·일 현지 법인 비중을 70%까지 높일 계획이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8월 미국 LA에 '삼양아메리카'를 출범한 데 이어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의 45%, 15%를 담당하는 주력 시장이다. 최근에는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 올해 중동 지역 수출액은 250억원 규모로 오는 2023년 목표는 500억원으로 높였다.

해외 수출의 전진기지는 최근 준공한 밀양공장이 맡는다. 밀양공장에서는 연간 최대 6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부산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수출 제품 생산을 전담할 예정이다.

오뚜기도 미국과 중국, 베트남, 뉴질랜드에 각각 법인을 세워 현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는 60여개 국가에서 제품이 판매되고 있지만 전체 매출 대비 해외사업 비중은 아직 10% 안팎이다.

베트남 시장은 오뚜기의 해외 사업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곳이다. 오뚜기는 베트남에 공장을 세워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 공급하고 있다. 이곳을 전략 거점으로 삼아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라면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에서 라면 수요는 한정될 수 밖에 없어 라면 빅3 모두 사업의 축을 해외 시장 강화로 옮기고 있다"며 "핵심 지역별로 판매 채널을 법인화 하고 신공장 가동으로 한국 라면의 인기를 더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