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아들' 한국행 3년 만에 터졌다..99순위의 기적 시작됐다

김민경 기자 2022. 4. 30.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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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베어스 안권수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99순위의 기적이 시작됐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안권수(29)가 한국에 온 지 3년 만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안권수는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경기에 9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4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팀은 연장 12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7-8로 끝내기 패했지만, 안권수는 프로 데뷔 최초로 3안타와 4타점을 기록하며 SSG에 4번타자보다 더 공포감을 안겼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의 시즌 초반 고민은 하위 타선이었다. 29일 경기 전까지 13승9패로 3위를 달리며 시즌 초반 상위권을 유지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타선이 터지는 경기가 잘 나오지 않아 투수진의 피로감이 높았다. 김인태, 허경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김재환 등 기존 주축 타자들은 시즌을 치를수록 타격감이 점점 올라왔는데, 하위 타선에 들어간 박세혁, 강승호, 박계범, 장승현, 김재호, 오재원 등이 1할 타율이거나 1할 타율을 밑돌아 공격을 풀기 쉽지 않았다.

이 고민을 최근 해결해준 게 안권수다. 이날을 포함해 좌익수 김재환이 지명타자로 출전한 최근 2경기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하위 타선에 불을 붙였다. 8번타자로 나선 28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더니 이날까지 방망이에 계속 불이 붙었다.

SSG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를 무너뜨리는 데 앞장섰다. 안권수는 0-0으로 맞선 2회초 강승호의 안타와 안재석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기회에서 중전 적시타를 때려 1-0 선취점을 안겼다. 노바의 시속 150㎞짜리 직구를 잘 받아쳤다.

6회초 3득점 빅이닝의 중심에도 안권수가 있었다. 1사 2, 3루 기회에서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3-0으로 거리를 벌렸다. 추가 득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나와 더더욱 값졌다. 이 흐름은 다음 타자 김인태의 우중간 적시타로 이어져 4-0으로 달아났고, 노바는 5⅓이닝 4실점에 그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안권수는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4번째 타점을 올렸다. 선두타자 안재석이 안타를 치고 대주자 조수행과 교체된 상황. 조수행이 도루와 폭투로 3루까지 들어가며 안권수가 한번 더 해결사로 나설 기회를 줬다. 안권수는 우익수 앞에 적시타를 날려 5-3으로 거리를 벌렸다. 출루한 뒤 갑자기 무릎 뒤쪽 근육이 놀라 대주자 오재원과 교체됐으나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 두산 베어스 안권수 ⓒ 연합뉴스

안권수의 생애 첫 결승타는 8회말 이승진이 최정에게 5-5 동점 투런포를 허용해 무산됐다. 두산은 연장 10회초 정수빈의 좌중간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승리하는 듯했으나 10회말 박성한에게 동점 투런포, 12회말 오태곤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줘 안권수의 활약이 조금은 빛을 잃었다.

재일교포 3세인 안권수는 2020년 2차 10라운드 99순위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두산은 안권수가 일본에서 배운 세밀한 야구를 높이 평가했다. 안권수는 지명 당시 "뽑힐 확률이 50%도 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드래프트장을 찾지 않았지만, 아들의 꿈을 믿은 아버지 안룡치 씨와 어머니 최일미 씨가 대신 한국행 비행기를 타고 직접 두산 유니폼을 받아서 일본에 있는 아들에게 전달했다.

그래서인지 안권수는 경기장에 있으면 누구보다 행복해 보인다. 주로 대주자와 대수비로 기용돼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있는 날이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두산 관계자들은 안권수를 "언제나 더그아웃에서 가장 밝게 파이팅을 외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선수"라고 칭찬한다.

안권수는 KBO리그에서 뛴 3년 동안 167경기에 출전하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타율은 이날 활약으로 0.500(10타수 5안타)이 됐다. 그만큼 기회는 적었지만,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렸다는 뜻이다.

어머니 최 씨는 드래프트 당시 "(재일교포 3세라) 좋은 의미에서, 또 나쁜 의미에서 주목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아들이 팀에서 활약할 수 있는 큰 선수가 되면 기쁠 것 같다"고 했다.

안권수는 지금의 흐름을 이어 아들이 한국에서 프로야구 선수로 뛰는 꿈을 응원했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더 큰 기쁨을 선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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