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 인류의 미래를 바꿀 5가지 힘

박대의 2022. 4. 2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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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포스 / 스티븐 S 호프먼 지음 / 이희령 옮김 / 까치 펴냄 / 2만원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뒷받침해줄 생태계가 없다면 하나의 이론적 실험에 그치고 만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는 것이 인공지능(AI) 기술의 일종인 '머신러닝'이다. 사람이 일일이 입력하지 않고 기계 스스로 경험을 통해 자동으로 개선하는 컴퓨터 알고리즘인 머신러닝은 미국의 AI 분야 개척자로 불리는 아서 사무엘이 1959년 처음으로 언급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이후 반세기 동안 머신러닝은 우리 주변에 존재했지만, 인터넷 인구가 지금처럼 많아지기 전까지는 그 효용이 증명되지 못했다. 연결성의 대량화가 없었다면 AI 어시스턴트나 물류, 공급사슬 자동화, 자율주행 자동차 등 앞으로 세상을 혁신할 신기술을 만드는 데 필요한 방대한 양의 고품질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은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인터넷이 보급된 이후 수십 개의 동영상 사이트가 등장했지만 지금의 유튜브나 넷플릭스만큼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사라진 것도 방대한 데이터를 빠른 속도로 연결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전문가에게는 새로운 기술로 느껴질 수 있는 뇌파 분석 기술도 이미 1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이다. 1924년 독일 신경과학자 한스 베르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뇌파기록장치(EEG)가 그것이다. 사람 머리에 붙여 전기 활동의 변화를 측정하는 여러 개의 센서로 이뤄진 EEG는 베르거가 개발했을 당시와 지금의 것이 크게 다르지 않다. 뉴런 내부와 뉴런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온의 흐름에서 전압의 변화를 감지하는 EEG의 기본 방식은 100년 전과 비교해 바뀐 것이 없다. 비외과적 기기인 만큼 뇌 내부에 탐칩을 집어넣을 필요가 없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며, 누구나 부담 없는 비용으로 뇌파를 감지할 수 있는 EEG는 10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기술 자체보다 기술을 둘러싼 생태계가 변하면서 사용 범위가 넓어졌다.

베르거가 뇌파에 관심을 가진 것은 젊을 때 군대에서 겪은 사고 때문이었다. 그는 천문학자를 꿈꾸며 수학과에 진학했지만 겨우 한 학기를 마치고 입대한 독일 기갑부대에서 말을 타고 가다가 사고를 당했다. 사고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멀리 떨어진 곳에 살던 동생이 베르거의 안부를 묻는 전보를 부쳐오면서 그는 자신의 생각을 각별했던 사람에게 전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뇌파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베르거가 토대를 마련한 EEG는 21세기 스타트업을 통해 보다 고도화되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뉴러블'은 정확도 향상을 위해 머신러닝을 활용해 EEG 신호를 측정하고, '스파크뉴로'는 영상 시청자의 뇌파를 분석한 바이오피드백 데이터를 콘텐츠 제작자와 광고주에게 제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파이브 포스'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스타트업에 투자해온 '파운더스 스페이스'의 스티븐 호프먼이 스타트업 사람들과 과학자들을 만나면서 들은 얘기를 바탕으로 예측한 미래의 근본적인 동력 다섯 가지를 뜻한다. 뇌파를 인터넷과 연결해 즉각적으로 소통하며 지식을 확장하는 '뇌 임플란트'를 시작으로 유전자 편집 기술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컨버전스', 우주 공간의 활용을 목적으로 하는 '인간 확장주의', 인간을 노동에서 완전히 해방시키는 '딥 오토메이션',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 로봇의 출현으로 변화하는 사회인 '지능 폭발'이 호프먼이 제시한 동력이다.

저자는 이 다섯 가지 핵심 기술의 발전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고 말하면서 창업가나 투자자, 연구자, 기업들이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서로 협업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최신 기술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지 않으면 차세대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는 첫 번째 주자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현재의 기술들이 우리의 미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어디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를 설명하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되짚어준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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