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취업했으면 못 받나요?"..서울시 청년수당, 논란 이유는

이상현 2022. 4. 29.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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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2만명에 최대 6개월간 50만원씩 지원
타 지역 청년, 조기취업자 "상대적 박탈감"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2 상반기 글로벌일자리대전'에서 청년 구직자가 해외 취업 상담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울시가 미취업 청년들에 최대 300만원에 달하는 청년수당을 지급하기로 하자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청년들이 취업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복지 차원에서 수당을 지급한다는 것인데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들 사이에서 차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이날부터 미취업 청년 2만명에게 청년수당을 지급한다. 이 수당은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간 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주민등록상 서울시에 거주하면서 최종학력 졸업 후 미취업 상태인 중위소득 150% 이하 만 19~34세 청년이다.

지난 2016년 처음 시작된 이 사업은 금전뿐만 아니라 맞춤형 프로그램 지원 등도 함께 이뤄진다. 올해부터는 '졸업 후 2년 경과' 조건이 전격 폐지돼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시에 따르면 총 3만1523명이 신청해 2만명이 참여자로 최종 선정됐다.

문제는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 청년들 사이에서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서울 외 지역에 사는 청년들은 똑같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더라도 사업에 지원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

충남 지역에 거주하는 20대 취업준비생 A씨는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에만 살아도 여러 청년지원 사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거주지가 수도권이 아니면 도움받을 자격도 안 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A씨는 이어 "고향 친구들끼리 가난해도 서울에서 가난해야 한다는 말을 종종 한다"며 "비수도권 지역은 공채를 여는 기업도 잘 없는데 정부나 지자체 지원사업에서도 종종 소외된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세텍(SETEC)에서 열린 '2022 상반기 글로벌일자리대전'에서 구직자들이 해외취업 진출전략 설명회를 듣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일찍 취업한 청년들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나온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입사한 20대 사원 B씨는 "학점 관리나 대외활동, 인턴에도 열심이었지만 집이 어려워 아르바이트에도 목숨을 걸었다"라고 말했다.

B씨는 "누구나 저마다 사연이 있고, 상황은 얼마든지 나쁠 수 있다"며 "결과적으로 일찍 성과를 낸 사람에게 장려금을 줘야 맞는 것 아닌가. 지자체가 적당히 살아도 괜찮다는 시그널을 주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청년수당 혜택 대상자가 아닌 기성세대도 불만인 건 마찬가지다. 30대 회사원 C씨는 "젊은 친구들에게 지원이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렇지만 20대만 힘들게 살아가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시는 올해부터 '일'하는 청년에 대한 지원을 더 강화했다는 입장이다. 사업은 종전처럼 유지하되, 주 26시간 이하 또는 3개월 이하 단기근로자 2833명(전체 참여자의 14%)을 우선 선정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청년들에게 금전·비금전적 지원을 실효성 있게 할 수 있다는 데서 사업에 관심을 두고 지속 추진하고 있다.

김철희 서울시 미래청년기획단장은 사업과 관련, "청년정책에 대한 서울 청년들의 높은 관심과 수요를 통해 현재 청년들이 처한 상황의 어려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금전·비금전적 지원으로 청년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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