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이종섭 국방 후보의 적잖은 의혹들..'유감 표명'은 없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에 미치지 못하지만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들도 간단치 않습니다. '정부기관 자문위원으로 나랏돈 받으며 대선 캠프 활동', '부실한 자문보고서', '관사 테크' 등이 불거졌고, 장병들 정신세계와 대적관을 폄훼한 후보자의 주장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연구해서 자문했나
대면 또는 비대면 자문의 흔적은 보고서로 남습니다. SBS가 자문보고서 70건을 구해 살펴보니 극초음속 추진 기술과 램제트엔진, 위성용 세라믹 소재 등 고도의 국방과학 기술 관련 내용 일색입니다. 아무리 합참 차장 출신이라고 해도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입니다. 역시 보고서 곳곳에 이상한 점들이 보였습니다.
70건 보고서는 모두 2쪽을 넘지 않았고, 반쪽만 채운 보고서도 수두룩합니다. 몇몇 단락이 여러 보고서에서 반복해서 나타나는 자기복제도 10건이 넘습니다. 자기복제에 빠지지 않는 '다른 보고서, 똑같은 오자(誤字)'들도 등장합니다. 주제는 달라도 답변은 동일한 사례들도 발견됐습니다. 신문·방송의 기사 내용이 그대로 삽입된 보고서들도 있습니다.
유감 표명 없이 "240만 원 환급하겠다"…사과는 ADD 몫?
ADD는 서면 입장문을 통해 "장관 후보자는 전혀 관련 내용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사안"이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대면 자문을 했으면 ADD 직원이 잘 받아 적어서 정리해야 하는데 ADD 직원이 4건을 이른바 '복붙(복사·붙여넣기)' 등의 방식으로 임의 작성했으니 ADD가 사과한 것입니다.
'복붙' 보고서를 강조한 언론 보도에 대해 이 후보 측은 "명백한 명예 훼손"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지난 2월 ADD 직원이 자문보고서 4건을 마음대로 작성한 것에 대해 이 후보는 책임 없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후보는 2월 중 단 1번 출근해서 1~2시간 동안 5가지 사안에 대해 자문한 대가로 300만 원을 받았습니다. 올바른 자문의 대가인지 묻고 싶습니다. 또 나머지 60여 건, 약 4,000만 원어치의 자문은 모두 충분한 연구를 거친 진정한 자문일까요. 앞서 언급했듯 다른 자문들도 문제가 많습니다.
관사 테크 의혹에도 장병들 타박…유감 표명은 없다
장관 후보자의 관사 테크 의혹에 "관사 배정 안 돼서 군 지원금 몇 푼 받은 다음, 개인 대출 얹어 전셋집 구해 살며 이자 갚느라 허덕이는 장교들이 허다하다"며 한숨을 내쉬는 군 간부들이 많습니다. 자괴감 느끼는 후배 군인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생김직도 한데 역시 유감 표명은 없습니다.
이에 반해 장병들에 대한 불신은 여과 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기자들 앞에서 "장병들의 정신세계와 가치관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질타한 데 이어, 국회 국방위에는 "장병들의 대적관(對敵觀) 약화가 경계작전 태세의 이완으로 이어졌다"고 보고한 것입니다. 자신을 돌아볼 줄 모르고 부하 탓에 열심인 국방장관 밑에서 강군이 나올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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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국방전문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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