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전 이어 또 횡령 사건.. 6년간 600억 '꿀꺽'한 우리은행 직원

유지혜 2022. 4. 29.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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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4대은행 중 한 곳인 우리은행에서 수백억원대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직원이 무려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모두 빼낸 후 계좌를 해지했고, 이후 4년 동안 내부에서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28일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10분쯤 자수한 우리은행 직원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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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우리銀 직원 구속영장 신청
이란업체서 몰수한 돈 빼돌린 정황
은행, 최근 사고 인지해 고소하자
자수해 긴급체포.. 묵비권 행사 중
공범 추정 동생도 "자수" 경찰 찾아
우리금융, 보도 후 한때 주가 급락
'오스템' 같은 상폐위기 액수 아냐
우리銀 7년 전에도 20억 횡령 곤욕
"내부통제 시스템 구멍" 파문 클 듯
상식적으로 자금 관리 체계가 가장 엄격해야 할 시중은행에서 이례적으로 600억원대의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은 28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연합뉴스
국내 4대은행 중 한 곳인 우리은행에서 수백억원대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해 파문이 일고 있다. 직원이 무려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원금과 이자를 모두 빼낸 후 계좌를 해지했고, 이후 4년 동안 내부에서 이러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금융당국도 사건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곧바로 수시 검사에 들어갔다.

28일 금융권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전날 오후 10시10분쯤 자수한 우리은행 직원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횡령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A씨는 10년 이상 우리은행에 재직해온 직원으로, 구조개선이 필요한 기업을 관리하는 기업개선부에서 일하면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약 614억원을 개인 계좌로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29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A씨가 빼돌린 금액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를 인수하려던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몰수한 계약금 일부로 추정된다. 우리은행은 2010∼2011년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을 주관했다. 횡령에 사용된 개인 계좌는 2018년 마지막으로 인출이 이뤄진 직후 해지된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세부적 내용에 대해 자체 조사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오후 우리은행 측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해 A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 등을 하고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횡령금의 사용처와 함께 A씨 친동생인 B씨의 공모 여부도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쯤 B씨가 경찰서를 찾아 ‘형이 무슨 일을 했는지 안다’는 취지의 말을 한 뒤 묵비권을 행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친동생이 자수한다며 왔다 가긴 했는데, 범죄 사실은 말하지 않았다”며 “체포를 면하고 나중에 처벌을 가볍게 받기 위해서 온 것 같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범행 수법 등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자칫 이번 사건이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건’ 때와 유사하게 흘러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관측도 나온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해 말 재무팀장 이모씨가 회사자금 2215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상장적격성(상장폐지) 실질심사 사유로 지난 1월3일 주식거래가 정지된 후 약 4개월 만인 이날 거래가 재개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번 사건이 우리금융지주 상장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지주가 횡령배임 공시를 하려면 횡령 규모가 자기자본의 2.5%를 넘어야 하는데 이번 사건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날 증시에서 우리은행의 모회사인 우리금융지주는 전일과 동일한 1만5300원에 장을 마쳤다. 수백억원대 횡령 소식이 알려지면서 오전장 한때 1만4350원(6.21%)까지 떨어지기도 했으나, 장 후반 하락 폭을 만회했다.

이번 횡령 사건은 자금 관련 통제가 엄격해야 할 제1금융권에서 터졌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더욱이 600억원대 횡령액수는 은행 금융사고 중에서도 드물게 큰 액수이고, 우리은행은 7년 전에도 여의도지점 부지점장의 20억원 횡령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터라 후폭풍이 거셀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은 이날 우리은행에 대해 수시 검사 형태로 현장 검사에 착수했다. 금감원은 전날 밤 우리은행 측으로부터 사고 사실을 보고받고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 등을 고려해 바로 검사에 들어갔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를 통해 구체적인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라며 “(횡령이) 적지 않은 금액이고 은행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유지혜·조희연·박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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