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614억 횡령 놓친 안진회계, 감사 실패 있었나..책임론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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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이 614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10년 만에 드러났다.
한 회계법인 임원은 "기본적으로 회사 관련 계좌에서 출금이 이뤄질 땐 출금 기안을 올리고, 다른 직원이 확인하고, 집행은 또 다른 직원이 하는 업무분장이 이뤄졌어야 한다"면서 "만약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 횡령이 발생한 거라면 최소 세 사람이 공모했어야 하고, 아니면 감사인이 내부통제의 부실을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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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인이 내부통제의 부실을 방조한 책임"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우리은행 직원이 614억원의 자금을 빼돌린 사실이 10년 만에 드러났다. 횡령을 눈 뜨고도 보지 못한 우리은행의 구멍뚫린 내부통제 시스템이 1차적인 문제이지만,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감시해야 할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 역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차장급 직원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6년에 걸쳐 회삿돈 614억원을 횡령했다. 해당 기간 우리은행의 외부감사인은 국내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딜로이트안진이었다.
재무제표에 적힌 숫자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그 절차에 문제는 없었는지 확인해야 하는 감사인이 횡령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딜로이트안진은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딜로이트안진은 "내부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면서 "자세한 내용을 말하기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직원 A씨가 횡령한 자금은 과거 우리은행이 매각을 주관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자금의 일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우리은행은 매수자인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으로부터 570여억원의 계약금을 받았다. 추후 매각이 파기되면서 계약금을 돌려줘야 했으나, 미국의 이란 금융제재로 송금 채널이 막히면서 우리은행은 해당 계약금을 별도 계좌로 옮겨 관리해왔다.
해당 계좌를 관리하던 직원이 A씨다. 횡령금액은 원금 578억원과 이자 등을 합해 총 614억원이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A씨는 2012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자금을 인출했고, 2018년을 마지막으로 자금을 빼낸 후 계좌를 해지했다. 최근 횡령사실이 밝혀진 것은 해당 계약금을 엔텍합에 다시 돌려줘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서다. 우리은행은 계약금을 반환하기 위해 계좌를 열어봤으나, 2018년에 이미 해지된 계좌라는 것을 파악했다.
회계업계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614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된 것을 인지하지 못한 감사인에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회계감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매각 관련 계약금을 보관한 계좌에 대한 '금융기관조회서'를 요구했어야 맞다. 그리고 감사인은 해당 증빙을 바탕으로 재무제표가 제대로 작성되었는지 확인한다.
오스템임플란트처럼 직원이 금융기관조회서를 위조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만약 감사인이 금융기관조회서를 요구조차 하지 않았다면 감사의 부실로 볼 수 있다. 감사인은 이 부분을 증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4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600억원 규모라면 우리은행의 존속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 아니므로 직접 확인하기보다는 증빙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만약 이런 서류조차 요구하지 않았다면 감사인의 감사 실패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설령 직원의 사문서 위조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내부회계관리제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했어야 하는 감사인의 책임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갖춰졌다면 한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할 때 그걸 집행하는 사람과 승인하는 사람 등 최소 3명 이상의 관리인을 둬야 한다.
그런데 우리은행 횡령 사태를 보면 직원 A씨가 집행부터 승인권한을 모두 가진 것으로 보인다. 감사인은 이러한 시스템의 미비점을 지적했어야 한다.
한 회계법인 임원은 "기본적으로 회사 관련 계좌에서 출금이 이뤄질 땐 출금 기안을 올리고, 다른 직원이 확인하고, 집행은 또 다른 직원이 하는 업무분장이 이뤄졌어야 한다"면서 "만약 내부통제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데 횡령이 발생한 거라면 최소 세 사람이 공모했어야 하고, 아니면 감사인이 내부통제의 부실을 방조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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