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이보노!" 외친 국민의힘.. '檢 무오류 주장' 비판한 민주

김현우 2022. 4.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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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 필리버스터 살펴보니
권성동, 文정부 인사·이재명 의혹 거론
"檢 길들이지 못하니 껍데기만 남기려 해"
정의당 향해 "검수완박 저지동참" 호소
김웅 "정권 공직자범죄 수사 방해 의도
中 공안제도 베껴 檢 선진화도 거짓말
민형배 탈당 같은 꼼수 서민위해 써야"
민주 김종민, 檢 수사·기소권 분리 강조
"똑똑한 검사라 믿어도 된다는 건 위험"
권성동 향해 중재안 파기 쓴소리하기도
정국 대혼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왼쪽)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위한 더불어민주당의 검찰청법 일부개정 법률안 처리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선 권 원내대표를 비롯해 국민의힘 김웅·김형동·김미애 의원, 민주당 김종민·안민석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27일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를 위한 국회 본회의가 개의하면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이 막이 올랐다.

이날 검수완박법 처리에 반대하며 첫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이는 검사 출신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였다. 그는 민주당의 검수완박 입법 독주에 대해 “검수완박으로 가장 큰 이익을 보는 자가 범인”이라며 반대 토론을 시작했다.

◆권성동 “민주당,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5시12분부터 7시15분까지 약 2시간여 문재인정부 인사들의 범죄 의혹만 아니라 지난 대선 기간 불거진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의 범죄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민주당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검수완박을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권 원내대표는 특히 과거 로마의 정치가이자 변호인인 키케로가 남긴 말인 ‘쿠이보노’(Cui bono)를 세 차례 언급하고 나섰다. 쿠이보노는 “누가 이익을 보느냐”는 뜻이다. 권 원내대표는 “신성한 본회의장에서 쿠이보노를 외치지 아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검수완박에 실패하면 문재인정부 고위직 인사 20명이 감옥에 간다”고 말한 양향자 무소속 의원의 언론 인터뷰를 거론하던 중 나온 발언이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5년간 무엇을 하다 정권 말기에 군사작전 하듯 법안 입법에 나서는가”라며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해 입만 열고 한 것이 없다. 이번 법안도 개선이 아니라 개악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 28차례 부동산 정책, 임대차 3법 등 실패 평가를 받은 정책을 연이어 지적하며 “민주당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7일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처리를 위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수완박에 대해서는 “검찰을 길들일 수 없어서 껍데기만 남기려는 시도”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정부 초기 검찰 특수부 인원을 2배나 늘렸지만, 조국 수사가 시작되니 특수부 인원을 절반으로 줄였다”며 “검찰에 대한 적개심으로 시한부 수사권을 줄 것이 아니라 수사기관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방안부터 논의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를 위한 ‘자진 탈당’을 두고서도 맹비난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 의원 탈당이 “자진 탈당, 꼼수 탈당, 편법 탈당, 위장 탈당, 설계 탈당”이라며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탈당을 종용했다는 취지로도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제사법위원장은 26일 밤 안건조정위원회를 소집한 뒤 단 8분 만에 논의를 종결시켰다. 무소속 민 의원이 야당 몫 3명 중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한편 정의당을 향해서는 “소수정당으로서 대한민국 정치와 사회변화를 위해 노력한 점을 존중한다”면서 “과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도에 속지 않았는가”라며 검수완박 반대에 동참해 줄 것을 호소했다.
국민의힘 본회의 개의 항의 박병석 국회의장(오른쪽)이 27일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 개의에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자리로 돌아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여야 의원들의 검수완박 찬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진행됐다. 서상배 선임기자
의석수가 110석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회기 쪼개기를 통한 입법 강행을 막을 수 없다. 이번 필리버스터도 회기 종료일을 이날로 하자는 민주당의 수정안 제출 요구에 자정까지만 진행됐다. 이와 관련해 권 원내대표는 “우리 국회는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붕괴시킬 게 뻔한 이 악법에 단호하게 맞서야 한다”며 ”비록 국민의힘이 소수정당일지라도, 국회의원으로서 헌정질서 수호를 위해서 민주당의 기만적 악법에 맞섰다는 사실을 역사에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는 “단호히 이 법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도 요구했다.

◆김종민 “인간은 완벽하지 않다. 검찰도 완벽하지 않다”

‘검수완박’ 찬성 토론에 나선 의원은 민주당 김종민 의원이다. 김 의원은 한 시간 15분 가량 발언을 이어가며 연신 수사권과 기소권의 분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가 기소까지 할 수 있게 된다면 실적을 내기 위해 더 무리한 수사를 하게되고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그는 이 과정에서 “검찰의 무오류를 주장하는 것은 인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칸트 이후 모든 철학을 부정하는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검사도 인간인 만큼 수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편향과 감정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수사권 분리 필요성에 대해 “수사는 수사관의 임의성과 재량성이 큰 행위”라며 “있는 사실을 덮거나 다른 조사를 추가로 진행해 죄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1차적으로 인지하는 수사를 광범위하게 해왔다”라며 “똑똑한 사람이 하는 수사는 통제를 받지 않아도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검사는 똑똑하기 때문에 믿어도 되고 통제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위험하다”며 “모든 개인은 불완전한 요인이 있다. 모든 개인을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주의 대원칙”이라고 강조했다.
27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검찰 수사권과 기소권 분리 법안 반대 구호를 외치고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또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인사청문을 받던 시절 당시 답변을 거론하며 검수완박 필요성을 연신 강조했다. 당시 윤 후보자는 국회가 신속처리안건으로 상정한 검경수사권 조정 등 검찰 개혁안에 대해 “저항할 생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줄이는 방향에 대해서도 찬성의견을 낸 바 있다.
앞서 필리버스터에 나선 권 원내대표를 겨냥,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언론보도를 보면 박 의장 중재로 이뤄졌으나 그 과정에서 권 원내대표가 많은 의견을 내서 반영된 것으로 사실상 박병석안 이기도 하지만 권성동안이기도 하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27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광온 위원장이 '검수완박' 법안으로 불리는 검찰청법,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가결시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웅 “민주당 꼼수는 악마적 재능. 그 재능을 제발 서민 위해 써달라”

세 번째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도대체 서민에게 어떤 이익이 되는가”라며 검수완박법이 결국 문재인정부에서 불거진 공직자범죄 수사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환경부 블랙리스트, 울산시장 선거개입,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 불법 폐쇄 사건 등 공직자 범죄 수사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현 정부 출신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언급했다. 특히 그는 “수많은 제보 때문에 지금까지 아무 말 없다가 이제 문제를 꺼내 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검찰 선진화니, 수사와 기소의 분리니 모든 것은 다 거짓말”이라먀 “검수완박법 내용을 보면 진실을 알 수 있다. 검찰이 공직자 범죄, 선거 범죄 등을 수사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검수완박이 되면 그 진위를 밝힐 수 없게 된다”며 “불과 며칠 남지 않은 새 정부 탄생이 얼마남지 않았는데도 무리하게 검수완박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수사권 축소 관련 법안'인 검찰청법 개정안을 상정한 후 국민의힘은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를 개시했지만, 필리버스터 도중 회기가 끝나면 토론을 종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해당 안건을 다음 회기 때 지체 없이 표결한다는 국회법 조항을 적용해 28일 자정이 되자 7시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시키고 산회를 선포했다.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법에 대해서도 “중국 공안 제도를 그대로 베끼는 게 어떻게 검찰 선진화인가”라고 지적했다. 앞서 김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검수완박 법안이 ‘중국 공안제도’가 모델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중국은 문화대혁명중 검찰을 없애고 인민검찰원을 신설했다. 수사에서의 인권 보호, 죄형법정주의 등이 “자본주의”라고 비판 받은 것이 중국 검찰 폐지 원인이 됐다는 것이 김 의원 설명이다. 김 의원에 따르면 인민검찰원은 중국 공안 요구에 따라 영장을 청구하고 기소를 한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온갖 탈법과 위법, 불법이 다 동원되는 그야말로 작태”라고 맹비난했다. 김 의원은 “말도 안되는 편법이 또 동원됐다”며 “학기가 정해져 있는데 학생들끼리 모여 이번 학기를 일주일 앞당겨 끝내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탈당에 대해서도 “양향자 의원의 양심선언이 나오자 위장탈당이라는 헌정사상 최악의 꼼수까지 동원됐다”며 “이런 날치기에 동원한 꼼수들을 보고 있으면 민주당의 악마적 재능에 대해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제발 그 악마적 재능을 서민과 약자를 위해 활용좀 해달라“고 비꼬았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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