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전 정무수석, 민주 광주시장 경선 리턴매치 설욕
탄탄한 조직력·당심 승리 요인, 정책 선거로 '준비된 시장' 면모 보여줘
(광주=연합뉴스) 장덕종 기자 =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6·1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가 됐다.
강 후보는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에게 패배했지만, 이번 재대결에서는 설욕했다.
지난 선거 패배 이후 절치부심하며 선거를 준비해온 강 후보는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조직력과 당내 기반에 철저히 준비된 정책을 선보이며 공천을 받아냈다.
민주당은 23일부터 26일까지 실시된 경선 투표에서 강 후보가 득표율 57.14%를 기록해 42.86%를 얻은 이 후보를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초박빙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큰 격차로 승리했다는 평가다.
승리의 주된 요인은 '당심'(黨心)의 선택을 받은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강 후보는 민주당 3선 의원으로 현재 민주당의 주류인 '586(50대, 80년대 학번, 60년대 출생)세대'의 대표 주자로 탄탄한 당내 기반이 강점으로 꼽혔다.
이 때문에 민주당 경선을 사실상 좌지우지하는 권리당원의 표심이 강 후보에게 몰릴 것이라는 분석이 많았다.
강 후보는 선거전에서도 자신이 민주당의 적통인 점을 내세워 당심에 구애했다.
경선을 앞두고는 '586그룹'의 대표 주자들인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우상호 의원·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지지 선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지역에서 여전히 높은 지지를 받는 문재인 정부의 정무수석을 지낸 점이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호남총괄특보단장을 맡아 호남 지역 선거운동을 이끌면서 당원들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내며 국정 경험을 더한 강 후보는 2020년 8월 정무수석직을 내려놓고 차근차근 선거 준비에 나섰다.
지역 주요 현안이었던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에 목소리를 내고, 가상현실과 관광자원을 융합한 디즈니랜드, 4대 관문 공항과 1천만평 공항도시 등 지역 발전 공약을 제시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광주형 일자리', 군 공항 이전 등 지역 현안에 관심을 두고 철저히 준비한 그는 지난달 22일 공식 출마 선언 자리에서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빠른 추진력과 정무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경선 전에서는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며 준비된 공약을 쏟아냈다.
광주 남구 도시첨단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인근의 한전, 한전공대, 에너지 밸리를 연계한 차세대 배터리 산업 단지 조성, 여가(영산강)·문화(송정역)·창업(광주역)·디지털(효천역)·생태(광주천)를 묶는 5대 신활력특구 조성 공약으로 눈길을 끌었다.
100% 무상보육, 어린이집·유치원 급·간식비 재조정, 어린이집 교사 처우 개선, 24시간 온종일 안심 돌봄, 가사·농민·참여수당 등 생활형 공약도 제시했다.
역대 광주시장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해 이번 선거를 정책 대결로 치르겠다고 공언했다.
3차례에 걸친 이 후보와의 TV 토론회에서는 어등산 개발, 지산IC 개통 지연 등 지역 현안에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그의 '정책 행보'는 그동안 꼬리표처럼 따라붙은 '강성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준비된 시장'으로의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끌어냈다.
전남 고흥 출신인 강 후보는 광주 대동고, 전남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했다.
3선 국회의원(17·18·19대)을 지냈으며 민주당 최고위원과 정책위원회 의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중앙선대위 총괄수석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강 후보는 "저를 믿어주신 당원과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당원과 시민의 뜻을 받들어 당당하고 빠르게 광주 변화를 이뤄내겠다. 이용섭 후보님께도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강 후보는 본선에서도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본선에 오른 강 후보는 이번 대선 성과를 바탕으로 불모지 공략에 적극적인 국민의힘 주기환 후보, 1당 독점 구도를 깨겠다는 정의당 장연주 후보, 진보당 김주업 후보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cbeb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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