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토크] '노골적 선거전략'이라는데..정호영 '수렁'에 尹 지방순회도 안통해

손덕호 기자 2022. 4. 2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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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대통령, 지방순회하면 '노골적 선거운동' 비판
尹당선인 지지율, 방문한 TK 10%↓, PK 16%↓
정호영 의혹, 대구시민58.7% "해명 불충분"

“윤석열 당선인이 어제부터 지역순회 행보를 시작했습니다. 지역 숙원사업 약속, 국민의힘 예비후보 동반 등 사실상 지방선거를 겨냥한 노골적인 선거전략 행보입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12일 지역순회 일정을 시작한다며 대구·경북(TK) 방문에 나선 윤 당선인을 비판하며 한 말이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윤 당선인의 방문으로 지역 민심이 들썩이며 민주당에 불리한 지형이 형성될 것을 우려한 발언이다. 그러나 윤 당선인의 지방 일정은 예상됐던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 내각 인사 논란에 윤 당선인 지지율이 오히려 폭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2일 대구 중구 동성로를 방문, 환영 나온 시민들에게 '어퍼컷 세리머니'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은 지난 11일과 12일 TK 방문을 시작으로 지방 순회 일정을 시작했다. 11일에는 안동, 상주, 구미, 포항 경주 등 경북 5곳을 방문했고, 12일에는 대구를 찾았다. 대구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나 “참 면목이 없다” “늘 죄송했다”며 인간적인 미안함을 표하며 구원(舊怨)을 풀기도 했다.

지난 20일부터는 2박3일 일정으로 호남과 부산·울산·경남(PK)를 방문했다. 20일에는 이동하는 항공기에서 새만금 일대를 내려다봤고, 전주와 광주광역시, 영암을 방문했다. 21일에는 전남 광양을 거쳐 진주, 마산, 창원을 들렀다. 22일에는 부산과 울산을 방문하며 일정을 마쳤다.

선거를 앞둔 대통령의 지방 방문은 정치권에서 항상 논란이 돼 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접전을 벌이고 있는 지역만 ‘콕’ 찍어 방문했다는 비판을 당시 야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총선 전이었던 2020년 2월 부산, 충북, 충남, 대구를 찾았고, 총선 직전에는 구미와 강릉을 찾아 ‘선거 개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2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반송큰시장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 측은 지방 일정을 지방선거와 연관 짓는 해석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의도와 관계 없이 윤 당선인의 행보는 자유롭다. 아직 대통령에 취임한 것이 아니어서,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윤 당선인이 다녀간 해당 지역에 지지율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실시한 조사에서 대구·경북(TK) 지지율은 61%로, 지난 주(71%)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원래 윤 당선인 지지율이 낮았던 광주·전라는 지지율에 큰 차이가 없지만(24%→23%), 부산·울산·경남(PK) 지지율은 같은 기간 60%에서 44%로 16%포인트나 하락했다. 국민의힘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다.

윤 당선인 지지율은 전국적으로도 지난주(50%)보다 8%포인트 하락한 42%에 그쳤다. 서울에서도 10%포인트(48%→38%), 대전·세종·충청도 9%포인트(51%→42%) 하락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조국 사태’가 정점에 달했을 때인 2019년 10월 3주차에 39%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불과 3%포인트 높다. 이번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윤 당선인보다 2%포인트 높은 44%였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2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 입장을 말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아들에 대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증을 한 결과 2015년 4급 판정 사유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윤 당선인의 지지율이 급락한 원인은 첫 내각 인사 논란 때문이다. 한국갤럽은 “윤 당선인 직무 부정평가 이유 1순위가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서 ‘인사’로 바뀌었다. 이는 장관 후보로 지명된 이들 관련 논란 영향으로 보인다”고 했다.

첫 내각 후보자 중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논란이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MBN 의뢰로 지난 18~19일 실시한 조사에서 정 후보자의 자녀 경북대 의대 학사편입 등의 논란 해명에 대해 응답자의 58.7%가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31.6%였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 후보자가 대구에 있는 경북대병원장을 지냈고, 대구가 윤 당선인의 핵심 지지기반인데도 과반이 정 후보자에 부정적인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 후보자에 대해 “정권 초기에 (논란이 도는 인물을) 끌고 가는 것은 좋지 않다”며 “인사청문회 전에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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