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영 민주당 의원 "국회의 방관, 장애 당사자로서 참담했다"[플랫]

플랫팀 twitter.com/flatflat38 입력 2022. 4. 22. 15:04 수정 2022. 4. 22.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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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장애 당사자 의원을 많이 배출했더라면, 의원들이 장애와 관련해 관심을 좀 더 가졌더라면 이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비난으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이 논란이 되자 “당사자로서 참담했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척수장애인이다. 발레리나였지만 25살이던 2003년 교통사고로 사지마비 척수장애 판정을 받았다.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을 지내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애인 인권에 대해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최 의원은 “오랜 기간 문제해결을 해야 했음에도 국회는 방관했다”며 “장애 당사자 혼자만의 의제가 아니라 지금이라도 협업해 장애 관련 정책들을 논의하고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 이준석 대표 발언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시위가 ‘논란’으로 번지고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은 무릎 꿇고 사과까지 했다.

“참담했다. 이 대표는 ‘혐오발언한 적 없다’고 하지만, 불만이 있는 다른 시민들이 ‘장애인들 그렇지. 왜 저렇게 난리인 거야’라고 혐오를 조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발언이 문제였음에도 장애 당사자로서 우리가 무릎을 꿇어야 할 일인지 씁쓸했다. 하지만 정치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2년 동안 정치인으로서 사과할 부분은 있다고 생각한다. 선배들이 못했어도 우리가 앞으로 해 나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생각에서 휠체어 출근 챌린지를 제안했다.”

- 챌린지 이후 정치인은 체험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는데.

“법을 통과시킬 때 장애인이 떼써서 해주는 게 아니라 뭐가 불편하고 왜 이동권이 필요한지를 체감하고 난 다음에 하는 게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 제안했다. 쇼라도 해야 한다.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 입에서 할 소리는 아니라고 본다.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거다. 예산 마련할 거고, 법안 통과시킬 것이다.”

- 민주당도 장애인 권리 보장에 힘썼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지 않나.

“사실 (동료 의원들이 챌린지에 동참했을 때) ‘그 전부터 좀 하시지’ 말하고 싶었다. ‘나중에’는 없다. 옛날에야 장애 이슈와 법안이 적었다고 하지만 사회가 많이 변했다. 장애 당사자 혼자만의 의제가 아니라 많은 의원들이 협업해 장애 관련 정책들을 논의하고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

- 전장연과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4월 임시국회 때 시급하게 제·개정돼야 하는 법안은.

“(간담회에서 나온) 4대 법안(장애인권리보장법·장애인탈시설지원법·장애인평생교육법·장애인특수교육법 개정안) 중에 평생교육법과 특수교육법은 여야가 합의해 발의했다. 장애인권리보장법과 장애인탈시설지원법을 제가 발의했다. 지금까지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었다면 이제는 수요자 중심, 당사자 권리 기반의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탈시설지원법을 많이 반대하지 않을까 싶지만 장애 당사자가 어디에 살지는 그 당사자의 권리다. 가족이라고 해서 그 선택을 반대하면 안 된다. 시설은 절대 행복할 수 없다. 4월 국회 때 통과시켜야 한다. 원내대표도 4월 안에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법에 광역이동지원센터 설치·운영비를 ‘지원해야 한다’가 아니라 ‘지원할 수 있다’로 돼 있다보니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상황이 됐다. 기획재정부도 예산을 마련해주지 않아 이동권 시위를 계속하는 것이다. 의무 조항으로 개정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 권호욱 선임기자

- ‘유니버셜 디자인 기본법’을 발의했는데.

“유니버셜 디자인은 장애인, 노인, 유아차 이용자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비장애인은 배고프면 음식부터 고르잖나. 그런데 우리는 ‘들어갈 수 있을까’ ‘엘리베이터가 있을까’부터 고민한다. 유니버셜 디자인이 돼 있는지 관리감독하는 주체도 만들고 예산도 마련하는 법안이다. 처음에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관 법안으로 발의했지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관으로 넘어갔다. 지금은 위원장끼리 협의가 좀 필요한 상황이다. 이것도 일종의 편견이다. (유니버셜 디자인이) 문화, 여가생활, 여행할 때만 필요한 게 아니다. 아직 장애와 관련해서 칸막이가 있는 거다.”

- 장애 당사자로서 국회 내부가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국회부터 유니버셜 디자인이 돼야 한다. 의원회관 소회의실 단상이 비장애인이 서서 말하는 (높은) 단상이더라. 아직까지 회의실에 장애인석 하나 없다. 국회의원이다보니 (제가 드나드는) 보건복지위나 여성가족위 회의장 문턱이 없어졌고 본회의장 단상도 낮아졌다. 하지만 증인이나 방청객으로 장애인 당사자가 올 수 있지 않나. 단계적으로 바꾼다고 하지만 속도를 빨리 내면 좋지 않을까 싶다.”

- 본회의장 발언대가 47년 만에 바뀌었다.

“단상이 많이 내려오기도 하고 (휠체어에 앉아서 자료를 볼 수 있게) 테이블을 뺄 수 있는데 절대 대단한 일이 아니다. 대정부질의할 때는 (국무위원을 보기 위해) 단상을 옆으로 돌려야 한다. 그 버튼을 단상 멀리 부착해놓았다. 저는 손이 불편하고 (손을 뻗으면) 중심도 못 잡는다. 시연하니까 잘 안 됐다. 설계하는 단계부터 참여하고 논의를 하면 좋은데 아직도 먼저 다 만들어놓고 한 번 해보라고 한다. 왜 당사자 의견을 나중에 듣는지 아쉽다.”

- 김예지 국민의힘·장혜영 정의당 의원과 초당적 협력 성명서를 발표했다. 세 분이 계획하고 있는 움직임이 있나

“각 부처마다 장애 관련 이슈들이 산재돼 있다. 복지부만의 문제는 아니다. 문체위 소속인 김예지 의원이 복지위로 오려고 했지만 ‘그러지 말라. 각자 여러 영역에 있어야 한다’고 말씀드렸다. 저는 복지위, 김 의원은 문체위에, 장 의원은 기획재정위에 있듯이 장애와 관련된 것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모임을 만들어서 해결하는 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국회 연구모임이나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한 특별위원회도 만들어볼까 생각하고 있다.”


탁지영 기자 g0g0@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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