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그룹 이커머스 '11번가' 코스피 상장 추진

강우석 2022. 4. 2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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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10여곳에 입찰제안서 발송
5월 중 주관사 선정 마무리..내년 상장 목표
2018년 투자받으며 몸값 2.7조 평가
목표 기업가치 4조~5조 전망

SK그룹에서 이커머스(전자상거래)를 담당하는 '11번가'가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운영 자금을 마련하고 투자자의 자금 회수를 돕기 위해서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전날 10여곳의 국내외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냈다. 대신·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증권 등 6곳이 초대를 받았다. 외국계 중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증권과 크레디스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 등이 제안 요청을 받았다. 입찰 참여를 희망하는 증권사는 다음달 11일까지 제안서를 제출해야 한다. 11번가는 5월 중 주관사단 선정을 마친 뒤 상장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목표 상장 시점은 이듬해다.

11번가의 상장 행보는 사실상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 2018년 국민연금과 MG새마을금고중앙회, H&Q코리아 등으로부터 투자받으며 '5년 내 IPO 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당시 11번가는 재무적투자자들을 대상으로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11번가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이커머스 플랫폼 중 하나로 지난 2008년 2월 론칭했다. 오픈마켓에서 모바일 서비스로 확장한 건 2010년이었다. 별도 회사가 된 건 2018년이었다. 원래 SK플래닛의 자회사였으나 인적분할해 떨어져 나온 것이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11번가의 점유율은 6%였다. 이는 네이버(17%), 쓱닷컴·이베이(15%), 쿠팡(13%)에 이어 네 번째에 해당한다. 11번가는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왔다. 배송품질을 개선하고자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간 게 대표적이다. 지난 상반기에만 쓱닷컴 새벽배송(1월), 바로고 지분투자(2월), GS프레시몰 새벽배송(3월), 우체국택배 익일배송(4월), SLX택배 당일배송(5월) 등의 서비스를 새롭게 시작했다. 8월엔 세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과 손잡고 '아마존 스토어'를 론칭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라이브방송과 후기(리뷰)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한 점도 강조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11번가의 공격적인 투자가 지난해부터 빛을 보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시장조사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11번가의 전년도 쇼핑 결제액을 직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14조원으로 추산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1번가의 결제액 성장률이 최근 3~4년동안 이커머스 성장률을 하회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고무적인 결과"라며 "작년 출시된 아마존 스토어, T우주패스 효과를 본 것으로 판단하며, 올해엔 전 연도에 걸쳐 이런 효과가 확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B 업계에선 11번가의 목표 기업가치가 4조~5조원 안팎일 것이라 보고 있다. 5년 전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하며 인정받은 몸값 수준을 밑도는 가격에 상장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재무적투자자들은 지난 2018년 11번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회사의 기업가치를 약 2조7000억원으로 추산한 바 있다.

한편 11번가의 지난해 매출액은 561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동안 영업손실도 98억원에서 694억원으로 더 확대됐다. 11번가 관계자는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매우 심화된 데다, 계속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등 부정적인 시장 요인이 반영돼 경쟁 대응 비용과 신규 서비스 마케팅 비용 등이 증가했다"고 실적의 배경을 설명했다.

[강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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