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환율에 불안한 기업들.."수출 좋아도 日엔저에 가격 경쟁 심화"
日엔화 가치, 20년만에 최저..경합 품목 가격 경쟁 우려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널뛰는 환율에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달러로 돈을 받는 수출기업은 이익이 늘어나지만 일본 엔화도 2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졌다.
원자재를 해외에서 사 와야 하는 기업들은 부담이 더 크다. 안 그래도 비싸진 원자재 가격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환율 부담까지 더해져 어려움을 호소했다.
전날(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239.0원에 마감했다. 1년 전(1119.0원)과 비교하면 120원이나 올랐다. 연초(1193.5원)보다도 45.5원 상승한 수치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달 15일에는 1245.5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원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 달러 가치 상승이다. 미국이 금리 인상에 나서고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달러값이 비싸졌다.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 기본적으로 수출 기업에 유리하다. 해외에 판매한 물량이 똑같아도, 원화가 약세면 들어오는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1달러짜리 상품 10개를 팔았을 때 달러·원 환율이 1000원이면 1만원으로 돌아오지만, 1200원이면 1만2000원을 손에 쥐는 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수출 거래의 결제통화 83.6%가 달러였다. 수입의 경우 78.1%가 달러로 거래됐다.
특히 국내 주력 산업인 반도체와 자동차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 실제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 4분기 원화가치 하락으로 인한 이익이 1조1320억원에 달했다. 기아는 251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 반도체도 매출의 대부분이 수출에서 발생해 환차익이 있을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원화 가치가 10% 낮아지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3%포인트(p) 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일본 엔화 가치가 달러당 130엔대에 육박하는 등 20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것은 변수로 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세계 100대 수출품목 중 서로 겹치는 품목은 총 57개 품목(비중 68.3%)에 달할 정도로 수출산업 구조가 매우 유사하다.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IT 업종,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최근 10년간(2011년 대비 2021년) 한국과 일본의 주요 제품 수출 경합도는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한·일 수출경합도는 2019년 0.481에서 2020년 0.471로 하락했다.
전기기기 경합도는 63.5에서 57로 6.5p 낮아졌고 기계도 65.6에서 63.4로 2.2p 줄었다. 자동차도 91.1에서 90.3으로 0.8p 하락했다. 반면 반도체는 58.3에서 60.7로 2.4p 상승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국 기업들의 주요 품목 수출 경합도는 일본보다는 중국, 대만과 높아지고 있다"며 "환율 변동에 따른 국내 기업 실적 영향은 과거보다 적어졌다"고 판단했다.
다만 그는 "자동차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 중 일본과의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들의 경우, 환율에 따른 업황 변화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입 비중이 큰 곳은 부담이 더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원유·원자재 등을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철강업계는 설상가상이다. 안 그래도 원자재가 비싸진 상황에서 추가로 더 많은 돈을 내야 수입할 수 있다.
과거 석탄 및 석유(-2.4%p), 음식료(-0.6%p), 목재 및 종이·인쇄(-0.4%p) 등은 원화 가치가 떨어질 때 영업이익률이 하락했다.
재계 관계자는 "환헤지 등을 하고 있지만, 달러 가치가 오르면 수입에 드는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고환율이 이어지면 수익성 악화는 물론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부정적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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