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시설 뒤 달라졌다, 그들의 얼굴이, 언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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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줄 하나만 그으라면 이것이겠다.
대신 한국 사회 최초로 '탈시설'에 집단으로 성공한 장애인 당사자들, 그것이 가능하도록 함께 거리로 나섰던 이들의 말을 경청할 뿐이다.
'아니, 본인도 원한다잖아?' "스스로를 반충이라고 불렀던 분이 계세요 벌레 같은 존재라고 지역사회에 나가 살겠다고 결심하는 건 결단인데, 스스로 자기를 인정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 그들이 탈시설 뒤 얼굴이, 언어가 달라지더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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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시설사회를 멈추다
홍은전·홍세미·이호연·이정하·박희정·강곤 지음, 정택용 사진 l 오월의봄 l 1만8000원
밑줄 하나만 그으라면 이것이겠다. “장애인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이라는 것….” 뭘까. 보도블록의 문턱? 신호등? 버스, 지하철? 이준석? 혹 이 모든 것들에 무관심한 우리? 아니다. 책에선 “시설”을 주어에 앉히고 “사회적 약자를 지역사회에서 분리해서 수용하는 집단적 생활공간”이라 설명한다. 한 사회의 (외견상) 보호가 왜 이들에겐 폭력인지를 책은 애써 부각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 사회 최초로 ‘탈시설’에 집단으로 성공한 장애인 당사자들, 그것이 가능하도록 함께 거리로 나섰던 이들의 말을 경청할 뿐이다.
1981년 설립된 사회복지법인 석암재단의 인권침해와 비리를 2007년 내부고발하고, 마을로 돌아가고, 그 시설을 끝내 폐쇄해간 이들의 15년 행로를 압축하자니 <집으로 가는, 길>이다. 이에 서울시가 2009년 첫 탈시설 정책을, 정부가 2021년 탈시설 로드맵을 내놓았다. 세 가지 정도는 알 만하다. 완벽히 충분한 공론화는 없다. 대책 없이 폐쇄하는 게 아니다. 그럼에도 시설 폐쇄가 막상 더 가시화될 때 ‘사회적 논의 부족’에 다시 부닥치리라. ‘중증장애도 탈시설을?’ ‘가족이 시설을 원하잖아’….
길을 낸 자들은 말한다. 탈시설은 인권의 문제고 인권은 다수결 의제가 아니라고, 이젠 실행할 때라고. ‘아니, 본인도 원한다잖아?’ “스스로를 반충이라고 불렀던 분이 계세요… 벌레 같은 존재라고… 지역사회에 나가 살겠다고 결심하는 건… 결단인데, 스스로 자기를 인정하지 못하셨던 것 같아요.” 그런 그들이 탈시설 뒤 얼굴이, 언어가 달라지더란 것이다. 노골적 사회에 제 “표현”을 더해내더란 것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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