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연봉 2억'..카카오발 쩐의 전쟁
카카오 작년 연봉인상 60% 육박
자본약한 중소기업 인력난에 허덕
대기업도 인건비 상승에 수익감소
![카카오 제주 본사 [카카오 제공]](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204/21/dt/20220421194044436qehg.jpg)
카카오, 네이버 등 국내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시작된 연봉 인상 경쟁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의 평균 인건비가 최근 1년 새 13%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 업종에서 디지털화 바람이 확산하면서 IT(정보기술) 기업을 중심으로 평균 1억원대 이상의 고임금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인건비 부담으로 기존 IT 빅테크 기업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중소·중견, 스타트업의 개발자들이 썰물처럼 이탈하는 등 큰 후폭풍을 겪고 있다.
21일 IT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도 두자릿수의 연봉 인상률을 이어가면서 IT 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 인건비 상승 압박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연봉 재원을 각각 10%, 15%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로 언택트(비대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하고 개발자 수요가 폭발하는 상황에서 임금인상을 통해 IT 개발자를 비롯한 양질의 인재 확보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IT 대기업의 연봉 인상 경쟁은 지난해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개발자 구인난이 극심한 가운데 국내 최대 게임사인 넥슨이 전 직원 800만원 연봉 인상을 발표하자 게임은 물론 IT 업계 전반으로 연봉 인상 바람이 확산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각사 사업보고서를 보면 네이버의 평균 연봉은 2020년 1억200만원에서 지난해 1억2900만원으로 26.4% 증가했다. 특히 카카오의 평균 연봉은 2020년 1억800만원에서 2021년 1억7200만원으로 59.2%나 폭증했다. 카카오의 경우 올해 평균 15%의 임금 인상 계획을 반영할 경우 임직원 평균 급여가 약 2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IT 기업발 연봉 인상은 반도체, 배터리 등 타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 산업 전반에 임금 인상 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인재 확보 경쟁이 '쩐의 전쟁'으로 변질되면서 자본력이 취약한 중소·중견 기업들은 IT 개발자 경쟁에서 아예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거액의 연봉을 앞세워 중소·중견 기업의 IT 개발자를 끌어 모으는 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 역시 고민은 마찬가지다. 이미 국내 대기업들은 고임금 구조를 마주하고 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주요 120개 대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은 지난해 인건비로 총 74조772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 대비 12.8%(8조4847억원)나 늘어난 수치다. 산술적으로는 연봉 1억원을 8만명 이상에게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의 인건비 규모다.
갑작스런 인건비 인상은 기업의 실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네이버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을 보였지만 영업이익 증가폭은 둔화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네이버는 이날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4.5%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4.3%, 14.1% 감소한 수치다. 김남선 네이버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인건비는 지난해까지 채용을 늘리면서 상당 부분 높아졌지만, 올해는 헤드카운트(인원수) 증가를 지난해 이전으로 통제할 것"이라며 "올해 영업마진 전망은 1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의 후폭풍을 지적하고 있다. 과도한 임금 인상이 기업 실적 악화,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희 숭실대 경영학부 교수는 "IT 기업의 경우 개발자 구인난 속에서 연봉을 지나치게 빠르게 인상한 것은 사실"이라며 "충분한 논의와 단계를 거쳐 적정 수준을 찾아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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