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가리 골목 백년가게..42년 된 '을지OB베어' 철거됐다

이강 기자 2022. 4. 21. 13: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의 터줏대감 격인 노포 '을지OB베어'가 6번째 강제집행 끝에 철거됐습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에 따르면 법원 등이 고용한 용역 등 100여 명은 오늘(21일) 새벽 4시 20분쯤 을지OB베어 강제집행에 나섰습니다.

시민단체 회원과 주변 상인 등 30여 명은 을지OB베어 입구 앞 바닥에 줄지어 앉아 항의하고 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 중구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의 터줏대감 격인 노포 '을지OB베어'가 6번째 강제집행 끝에 철거됐습니다.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등에 따르면 법원 등이 고용한 용역 등 100여 명은 오늘(21일) 새벽 4시 20분쯤 을지OB베어 강제집행에 나섰습니다.

이들은 1시간에 걸쳐 을지OB베어 간판을 끌어내리고 내부 집기류도 모두 빼냈습니다.

당시 을지OB베어 내부에는 강제집행에 대비해 매일 3∼4명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가게를 지키고 있었으며, 이들은 용역이 들어오자 거세게 저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창업주 가족 1명이 다쳤습니다.

시민단체 회원과 주변 상인 등 30여 명은 을지OB베어 입구 앞 바닥에 줄지어 앉아 항의하고 있습니다.

용역 10여 명도 아직 가게 앞을 지키며 활동가 등이 가게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대치 중입니다.

세입자 을지OB베어와 건물주 간 분쟁은 2018년부터 시작됐습니다.

임대계약 연장을 놓고 건물주가 제기한 명도소송에서 을지OB베어는 1심과 2심에서 패소했고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하면서 가게를 비워줘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러던 중 올해 1월 노가리 골목의 만선호프 사장 A 씨 측이 을지OB베어가 입점한 건물의 일부를 매입하면서 건물주가 됐다고 합니다.

만선호프와 을지OB베어 측은 보증금과 임대료를 인상하고, 을지OB베어가 그간 강제집행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계속 장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상호 합의가 됐다고 합니다.

하지만 돌연 만선호프 측에서 을지OB베어 소유 부지에 화장실을 새로 지을 공간을 요구하면서 다시 갈등이 불거졌다는 것이 을지OB베어 측 주장입니다.

을지OB베어 사장 최수영 씨는 "명도소송이 시작되고 난 뒤 수십 년간 지켜온 가게 영업을 계속하게 해달라는 것이 저희의 기본적인 바람이었다"라며 "부지 이용을 두고 A 씨와 면담이 성사되려던 시점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1980년 문을 연 을지OB베어는 중소벤처기업부의 백년가게로 등록된 노포로 OB맥주의 전신인 동양맥주가 모집한 프랜차이즈 1호점으로 시작해 창업주의 딸 강호신 씨와 사위 최수영 씨 부부가 2대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노가리 골목 전체를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하기도 했습니다.

시민사회단체와 주변 상인들은 을지OB베어 정상화 등을 촉구하며 이날부터 가게 앞에서 기자회견과 문화제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진=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제공, 연합뉴스)

이강 기자leekang@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