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가 끝났다?! 지긋지긋했던 코로나 2년의 기록

박하정 기자 2022. 4. 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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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7일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전면 해제됐습니다. 영업시간 제한, 사적 모임 인원 수 제한 등 일상 곳곳에 들어와 있던 거리두기 조치들이 어제(18일)자로 사라진 겁니다. 어젯밤 거리에는 오랜만에 시간, 인원 수 제한 없이 봄밤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습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했던 2020년 1월 20일 이후로 2년 여 시간이 흐르는 동안 우리 삶에 들어왔던 거리두기의 변화 과정, 그리고 그동안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정리했습니다.

시작은 '알 수 없는 폐렴'이었습니다. 2020년 1월 2일, 중국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 환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20일도 채 되지 않아 국내에도 첫 확진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공항 입국 단계, 즉 검역 단계에서 확인된 이 환자 이후 확진자 숫자는 차츰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달인 2월, 1차 대유행이 시작됐습니다.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한 1차 대유행의 중심에는 신천지 교회가 있었습니다. 31번 환자가 증상 발현 뒤에 예배에 참석한 겁니다. 이후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죠. 1차 대유행을 겪으며 국내 감염병 위기 경보는 최고 단계인 심각 단계로 격상됐습니다. 코로나 시국 필수품이 된 마스크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1인당 한 번에 살 수 있는 마스크 숫자가 제한되고 '공적 마스크'라는 개념도 생겨났습니다. 그렇게 많이 생산된다는 마스크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지, 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온종일 줄을 서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2020년 3월 22일, 본격적인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종교시설과 실내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서 일정 기간 동안 운영을 중단해줄 것을 정부가 요청했습니다. 처음으로 행정명령이 동반된 거리두기 지침이었죠. 집합금지 명령이 잇따르면서 조금 수그러드는가 싶었는데, 코로나19 기세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이태원 클럽에서, 또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해 집회를 통해 퍼져나간 코로나19는 결국 전국적 확산 국면을 맞이합니다. 2차 대유행이었습니다. 여름을 지나면서 폭염 속 방호복을 껴입어야 하는 의료진도 지치기 시작하고 요양보호사 등 돌봄의 최전선에 있던 사람들도 점점 극한으로 내몰렸습니다.

그리고 2020년 6월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재정비되고 영업시간 제한이 처음으로 도입됐습니다. '밤 9시 이후 식당에선 배달만 할 수 있다' 같은 규제가 생겨난 거죠. 지역별로 달랐던 이런 제한 조치를 피해 서울에서 경기도로 '클럽 원정'을 가기도 하고, 단속의 눈을 피해 식당 한 켠 밀폐된 공간에서 몰래 술자리를 갖다 적발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온 겨울, 우리는 3차 대유행을 맞이했습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처음으로 1천 명을 넘었고, 연말 특별 방역대책도 나왔습니다. '5인 이상 모임 금지'와 같은 사적 모임 제한 조치가 처음 도입됐습니다. 직격탄을 맞은 건 바로 자영업자들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빚을 내고, 버티다버티다 이들은 폐업의 길로 내몰렸습니다.

그리고 2021년 2월, 국내에서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식약처가 코로나19 백신으로는 최초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허가했고 2월 26일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화이자, 얀센 등 백신 접종도 이뤄졌습니다. 백신 접종자들이 늘어날수록, 이상 반응 신고도 많아졌습니다. 건강하던 가족이 백신을 맞고 나서 며칠 안에 아프거나 숨졌는데, 돌아온 건 정부의 '(백신으로 인한 사망) 인과성 부족'이라는 종이 한 장이었던 경우가 속출했습니다.

그리고 그해 7월, 4차 대유행이 찾아옵니다. 델타 변이가 확산하면서 거리두기는 4단계로 높아졌습니다. '사실상 통금'이라는 언급까지 나왔던, 오후 6시 이후 3인 이상 모임 금지라는 조치도 내려졌습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갈 수 없었고, 맞벌이 부부들은 집에 있어야 하는 아이들 때문에 발을 동동 굴렀습니다. 예비부부들은 결혼식장에 49명 이상 초대를 할 수 없어 전전긍긍했습니다. 처음 맞는 혼란 속에서 이번엔 또 다른 변이가 퍼졌죠. 오미크론 변이로, 5차 대유행이 시작된 겁니다. 22만 명, 40만 명, 62만 명. 기하급수적으로 뛰는 확진자 숫자는 이제 더 이상 실감이 나지 않는 수준까지 치솟았습니다. 단 한 번 뿐인 마지막도 제대로 지켜지지 못했습니다. 사망자가 쏟아지면서 장례식장과 화장장이 가득 찼고 제대로 3일장을 치르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임종도 못했는데 화장장에서도 멀찍이서만 바라보며 고인을 떠나보내야 하기도 했고, 장례식장 시신 보관용 냉동고가 가득차면서 시신을 관 속에 넣은 채 며칠씩 상온에서 방치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22년 4월, 연일 폭증했던 확진자 숫자가 차츰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4월 1일 28만 명에 육박했던 확진자 숫자는 4월 15일, 절반 수준인 12만 여 명으로 줄었습니다. 이날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는 않겠지만 이제 일상회복을 조심스럽게 시도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겁니다. 그리고 어제(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됐습니다.

이렇게 흘러온 2년, 바로 그 시간 동안 여러분의 2년은 어떠셨나요?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겠지만 지난 2년 동안 잊고 지냈던 환호, 설렘, 여유를 2022년 오늘부터는 계속 소중히 지켜갈 수 있길 바랍니다.

구성 : 박하정 / 편집 : 이기은 / 제작 : SBS Digital 탐사제작부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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