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도 신저가 찍는 삼성전자, 왜?
[경향신문]
‘10만 전자’를 바라보던 삼성전자 주가가 연일 신저가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봉쇄 조치 등 대외 환경이 악화되면서 반도체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데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것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원화 약세로 외국인이 이달 들어 삼성전자를 주식을 2조원어치를 팔아치운 것도 악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0.15%(100원)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30일 종가 7만8300원보다 14.8% 하락했다.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도 장 초반 6만6100원까지 떨어지며 신저가를 경신했지만 저가매수가 유입되면서 반등했다.
증권가에서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이번달에 들어 하나금융투자가 10만1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하이투자증권이 9만4000원에서 8만9000원으로, KB증권이 10만원에서 9만원으로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춰잡았다.
1분기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삼성전자 주가가 비실대는 이유로 증권가는 우선 반도체 시장 전망을 꼽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봉쇄 장기화 등 거시적 변수가 악화되면서 반도체 수요에 대해 긍정적이었던 전망들이 부정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메모리 현물가격은 7주 연속 하락하는 등 반도체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주 D램 가격은 제품별로 0.6%~3.6% 하락하며 7주 연속 떨어졌다. 같은 기간 D램 가격 전망을 알려주 DXI지수(DRAMeXchange Index)도 1.5% 하락했다.
잘나가던 미국 반도체업체들의 주가도 우수수 떨어지고 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지난달 31일 272.86달러에서 14일 212.58달러로 22.0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만의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MSC도 104.26달러에서 98.36달러로 5.66% 하락했다. 이에따라 미국의 주요 반도체기업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3429.00포인트에서 3028.22포인트로 11.68% 하락했다.
이 연구원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은 하나 같이 기대 이상이지만 주가도 하나같이 약세”라며 “전쟁, 인플레이션, 중국 봉쇄 등이 맞물린 불확실성이 동시에 제거되기는 어려워보이지만 무엇이라도 개선되는 양상이 나타나면 불확실성에 붙잡혀 있는 반도체 주가도 일정 수준 반등할 기회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 경쟁력 약화 우려도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이의 기술과 설비투자 격차는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고 인텔과의 2위 경제도 심화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중장기 전략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긴축과 이에 따른 달러강세도 자금이탈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달 1일부터 15일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318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1조201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빅스텝(금리를 한번에 0.5%포인트 올리는 것)’에 나설 것이 확실시돼 달러강세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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