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값 왜 이렇게 비싼가 했더니..한국육계협회 닭고기 가격·생산 담합 적발
[경향신문]

하림이나 마니커 등 주요 닭고기 판매업체가 소속된 한국육계협회가 협회 차원에서 10년에 걸쳐 냉장 닭고기 가격 담합 등을 주도한 것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조사 결과 이들이 9년여간 불법으로 저지른 가격 조작 행위만 총 60회에 달했다. 공정위는 협회를 검찰에 고발하고 협회에 12억원 가량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했다.
공정위는 닭고기 신선육 판매 가격과 생산량, 출고량 등을 임의로 결정하는 등 행위로 공정거래법을 위반한 한국육계협회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2억100만원을 부과하고 협회를 검찰에 고발한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앞서 세 차례에 걸쳐 종계(식용 닭을 낳는 부모 닭) 생산량과 육계(치킨이나 닭볶음당에 사용되는 닭고기) 및 삼계(삼계탕에 사용되는 닭고기) 신선육 판매가격 등을 담합한 하림 등 협회 구성 사업자에게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공정위는 이들이 소속된 육계협회가 가격 및 생산량 담합 창구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이를 협회 차원에서 포괄적으로 제재하기로 한 것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2008년 6월부터 2017년 7월까지 9년여간 총 40차례에 걸쳐 육계 신선육 판매가격을 임의로 정하고 생산량과 출고량, 육계 생닭 구매량 등을 조절해 가격을 조작했다.
육계 신선육 가격은 생닭 시세와 운반비, 염장비, 기타 제비용 등을 더해 결정된다. 협회는 업체가 거래처에 적용하는 운반비와 염장비 등 판매비를 임의로 인상토록 결정하거나 업체 자체 할인이 가능한 생닭 가격의 할인 폭을 제한하고 할인 품목을 축소하는 등 사업자들의 자유로운 가격 경쟁을 제한했다. 염장비의 경우 1회 인상 시 마리당 최대 200원씩 올리도록 하는 등 직접적으로 가격 담함에 영향을 미친 행위만 총 11차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협회는 신선육 가격 하락을 막기 위해 도축된 신선육을 판매하지 않고 냉동 비축키로 결정하거나, 신선육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생닭 가격을 올리려는 목적으로 사업자들에게 육계 생닭 구매량을 늘리도록 하는 등 생산량이나 구매량에 영향을 미쳐 가격을 조작하기도 했다. 특히 신선육 생산량을 근본적으로 제한하기 위해 계란과 병이리를 폐기·감축하는 등 입식량 자체를 담합한 사실도 적발됐다. 협회는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 2012년 7월부터 2016년 7월까지 4년 동안 총 2800만마리가 넘는 병아리를 살처분 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협회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삼계 가격 시세 역시 인위적으로 인상하거나 유지시키고, 병아리 수를 줄이거나 도축된 닭고기를 냉동 비축하는 등 육계와 비슷한 방식으로 17차례에 걸쳐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한 것으로 파악됐다. 협회는 닭고기 판매가에 영향을 미치는 종계량을 조절하기 위해 두 차례 원종계(종계를 낳는 닭)의 신규 수입량을 제한하고 기존 수입한 원종계는 살처분 하기도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성 사업자 뿐 아니라 협회에 대해서도 엄중 제재함으로써 국민 먹거리를 대상으로 자행되는 담합, 사업자단체 금지 행위 등 심각한 소비자 피해를 초래하는 법위반 행위는 근절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국민 먹거리와 생필품 분야에서 가계 부담을 가중시키는 법위반 행위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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