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부패는 수사·기소 함께 해야 하는데"..'검수완박' 기업수사 마비 우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검찰 수사기능 전면 폐지 법안이 시행될 경우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수사가 전면 정지하게 된다. 검찰이 수사를 못하게 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사건을 경찰에 고발해야 해서다.

현재 공정위는 기업의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조사한 뒤 수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찰에 고발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이 기업의 탈법 행위가 중대할 경우 '검찰총장'에 고발하도록 돼 있어서다. 검찰총장은 공정거래법상 고발 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공정위에 통보해 고발을 요청할 수도 있다.
현행 '검찰청법'상 공정위 고발 사건은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범죄, 대형참사) 중 '경제범죄'에 해당한다. 이런 수사는 통상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공조부)에서 맡는다. 공조부는 현재 삼성 웰스토리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밖에 특허권 남용 의혹을 받는 대웅제약에 대한 수사를 진행중이다. 검찰은 기업 부패 사건에 강하게 대응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지난달 공조부 검사 인원을 기존 9명에서 15명으로 늘렸다. 현재 추가 확대를 검토하는 등 힘을 싣고 있는 분위기다.
그러나 15일 발의된 검수완박 법안이 민주당 계획대로 통과되면 8월부터 검찰은 공정위 고발 사건을 조사할 수 없다. 검수완박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 소속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만 수사할 수 있게 됐다. 형소법 개정안은 검사가 수사에 착수할 수 있었던 근거인 제196조를 삭제했다. 함께 제시된 형소법 부칙은 법이 시행될 경우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을 관할 경찰청으로 넘기도록 했다.

법률가들은 기업 불공정행위에 대한 수사가 '증발'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 분야를 이제까지 전담해온 수사기관이 손을 놓아야 하기 때문이다. 공정위 사건은 피의자가 대기업이나 경영진인 경우가 많아 이들을 대리하는 변호사들도 공정거래법 전문가다. 이들이 수사 단계부터 관여하는데, 법률전문가인 검찰이 배제된 채 진행되면 기업과 변호인 측이 의도한대로 수사가 이뤄지기 쉽다. 한국형 FBI 등이 설치돼도 수사기관의 수사는 공소기관의 업무와 별개로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크다.
당장 영장 기각률부터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이 경찰의 수사 결과만 가지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경우, 변호인의 논리에 대응하기 힘들어서다. 경찰이 참석해 진술할 수 있지만, 수사 과정에서 마련된 논리에 구멍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주요 인물에 대한 구속에 실패할 경우 수사가 수포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경찰이 새롭고 민감한 수사 분야에 3~4개월만에 완벽히 적응해 '바톤'을 이어받는 것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인 지난해 1~10월 경찰의 1인당 사건 보유 건수는 17.9건으로 지난해 15건에 비해 19.4% 많아졌다. 경찰의 1인당 평균 사건 처리 기간은 64.2일인데, 수사권 조정 이전인 2020년 55.6일보다 8.6일이 증가했다. 검찰의 수사기관에 대한 보완수사는 법률적 미비점을 지적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보완수사와 달리, 전적으로 사건을 돌려보내는 구조라서 한계가 있다.
정웅석 한국형사소송법학회 회장은 "난해한 사건인 만큼 보통 검찰이 수사 단계부터 관여하면서 법정에서의 유죄 입증에 효과적인 증거 수집, 법리 마련이 이뤄져야 해결 가능한 사건이 공정위 사건이다. 수사·기소 융합이라는 특수수사의 장점이 드러날 수 있는 분야"며 "경찰이 수사해온 문서·증거만 가지고 검찰이 재판을 진행할 경우 논리에 구멍이 나 유죄 사건도 무죄가 될 수 있다. 범죄자만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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