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거면 국민연금 왜 내나"..기초연금 40만원에 '뿔난' 서민들 왜?

류영상 입력 2022. 4. 17. 07:33 수정 2022. 4. 17.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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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의무' 국민연금 수령액
월 평균 55만5000원 불과
'노인빈곤 해결' 尹의 핵심 공약
인수위, 이행안 마련 놓고 고심
[사진 = 연합뉴스]
대선 기간 기초연금을 현행 1인당 월 3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리겠다고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 현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기초연금 인상이 자칫 국민연금 가입 동기를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기초연금은 65세 이상의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세금으로 마련한 재원으로 매달 일정금액을 지급하는 노후소득보장제도 중 하나다.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월 10만원이었던 기초노령연금을 확대 개편해 2014년 7월 기초연금을 도입할 당시에는 월 최대 20만원을 지급했다. 이후 2018년 9월부터 월 25만원으로 오르는 등 금액이 단계적으로 계속 불어나 2021년부터는 월 30만원을 주고 있다.

그런데 새 정부 출범 후 이 같은 기초연금을 월 40만원으로 올릴 경우 부작용 우려도 존재한다. 최소 노후생활비에도 못 미치는 국민연금을 타고자 의무가입 기간(10년)을 채워가며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다.

복수의 관계자는 "기여금, 즉 보험료를 안내도 자격요건만 갖추면 매달 기초연금을 노인 단독가구는 40만원(노인 부부가구는 부부 감액 20% 적용으로 64만원)을 받는데, 굳이 최소 10년간 보험료를 내면서까지 '용돈 수준'의 국민연금에 가입할 필요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2021년 11월 현재 1인당 노령연금 월평균 액수(특례 노령·분할연금 제외하고 산정)는 55만5614원에 그쳤다. 노령연금은 10년 이상 가입하면 노후에 받게 되는 일반 형태의 국민연금을 말한다.

평균 노령연금 월 수령액은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올해 1인 가구 최저생계비(월 54만8349원) 보다는 월 7265원 많다. 다행히 최저 생계비는 겨우 넘겼으나 다른 소득이 없다면 최소한의 노후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적은 금액이다. 물론 앞으로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계속 늘어나고 평균 연금액도 증가하겠지만, 겉으로 봐서는 기초연금액이나 평균 국민 연금액이나 차이가 별로 없기에 국민연금 장기 가입으로 얻는 혜택이 미미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더욱이 현행 기초연금 제도에는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불리한 독소 조항이 있다.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길면 기초연금을 깎아서 주는 이른바 '기초연금-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감액 장치'가 바로 그것이다.

기초연금법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의 기초연금액은 국민연금 수령액과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 평균소득의 3년간 평균액)을 고려해 산정하는데, 대체로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의 150%(1.5배)의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이 깎인다.

이를테면 올해 현재 기초연금 기준연금액(월 30만7500원)의 1.5배인 46만1250원 이상 국민연금을 받으면 기초연금이 줄어든다. 이 같은 연계 장치로 기초연금을 온전히 못 받고, 깎인 금액을 받은 수급자는 38만명 정도로 기초연금 수급 전체 노인(595만명)의 약 6.4%에 해당한다. 이들의 평균 감액 금액은 월 7만원정도다.

이러한 감액제도를 없애지 않고 기초연금만 40만원으로 올릴 경우, 당장 국민연금 보험료가 부담스러울 저소득 영세 자영업자들은 국민연금에서 '이탈'하고 노후 소득은 더욱 취약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장기체납을 하거나 납부예외자가 되길 선택하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40만원'이 일종의 임계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옥금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민연금 가입 기간 연계 기초연금 감액, 국민연금 미성숙 등을 감안할 때 기초연금이 오르면, 이론적으로 국민연금 장기 가입 유인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최근 윤석열 당선인측 인수위원회 안팎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기초 연금액을 공약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주장과 자칫 국민연금과의 '역전 현상'이 발생해 국민연금 가입 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관계자는 "기초연금 공약은 국민연금, 직역연금(공무원·군인연금 등) 등 다른 연금들과 연계한 전체적인 구조 속에서 다뤄져야 한다"면서 "내부적으로 당선자 공약을 포함해 다양한 견해를 취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초연금 인상은 정치권의 단순 '선심성 공약'만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이 주요국 가운데 최악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초연금을 40만원 보다 더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례로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차관은 75세 이상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20만원씩 더 주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편 OECD는 한국이 기초연금 지급 대상을 줄이고, 지급액을 높이라고 권고한다. '선별적 복지'를 강화하라는 얘기인 셈이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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