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 독서 캠핑으로 책 읽는 재미 키워주세요
아이들과 함께 집을 가상의 도서관이나 독서 캠핑장으로 변신시켜 ‘집콕 책 놀이’를 해보자. 책에 대한 아이들의 호기심을 높여줄 수 있다.
◇집콕 도서관 놀이
세 살 즈음부터 아이들은 역할 놀이에 푹 빠진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가상의 상황을 만들어 서로 즐기면서 사회성을 키워간다. 6~7세쯤에는 탐구심과 문제 해결력이 높아져 복잡한 미션도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아이들의 특성을 활용한 것이 ‘도서관 놀이’다. 이 놀이에서는 우리 집 책장이 도서관의 서가로 변신하고, 아이는 사서 선생님이 된다. 사서(아이)는 책을 분류하고 직접 고르는 매우 능동적인 역할이다. 도서관을 방문한 사람(엄마·아빠 또는 형제·자매)에게 책을 빌려주고 설명도 해줄 수 있다. 아이들은 이리저리 책을 갖고 논다. 책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흥미를 키워주는 과정이다.
도서관 놀이의 준비물은 안쓰는 도서관 회원 카드, 가위, 색연필, 스카치테이프, 계산대(장난감), 가방 등이다. 집에 있는 많은 책은 훌륭한 준비물이다. 우선 아이만의 도서관 이름을 정한다. 이어 아이와 함께 집이 도서관이라고 상상하면서 아이가 만들고 싶은 도서관의 형태가 어떤 것인지 이야기를 나눠본다.
아이만의 도서관 회원 카드와 스티커도 만든다. ‘사서 선생님’과 ‘손님’ 등 역할을 정해서 책을 빌려주고 반납하는 놀이를 한다. 사서로서 책의 제목·저자·내용에 대해 설명해보도록 한다. 이를 통해 아이의 표현력도 높일 수 있다.
책을 책장에서 꺼낸 뒤 크기별·색깔별로 나누는 것은 좋은 놀이다. 동화책끼리, 과학책끼리 종류별로도 분류해본다. 파손된 책은 엄마·아빠와 함께 수선해본다. 아이는 책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법을 익히게 된다.
특정 이름이나 형태를 가진 책을 찾아오는 미션 수행 놀이를 해도 좋다. 아이들은 미션을 받자마자 책장으로 달려가서 집어들 것이다.
예컨대 ‘우리 집에 있는 가장 작은(큰) 책은?’ ‘가장 재미없는(재미있는), 가장 웃긴(무서운) 책은?’ 등 미션을 주면서 찾아오도록 한다. 또 ‘제목이 가장 긴(짧은) 책’ ‘분홍색(파란색·빨간색) 책’ ‘공룡이 나오는 책’ ‘제목에 자(특정 자음·모음이나 글자)가 들어간 책’ ‘날씨(특정 주제)와 관련된 책’ ‘아빠·엄마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 등의 미션도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력과 문제 해결력이 높아질 수 있다.
◇집콕 독서 캠핑
책을 매개로 역할 놀이를 하기에 집은 훌륭한 장소다. 코로나 걱정 없이 아이가 안전하게 보호받으며 자유롭게 놀 수 있다. 가상의 세계에서 집은 한층 흥미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우리 집을 ‘독서 캠핑장’으로 전환시켜 여행을 떠나보자. 적절한 공간에 작은 인디언 텐트나 이불을 펼치면 준비는 거의 끝이다. 침낭, 캠핑 의자, 이불이나 담요, 독서대, 여행 트렁크, 배낭도 동원할 수 있다. 평소 잘 안 보던 책들까지 많은 책을 꺼낸다. 책을 서로 기대서 재미난 모양으로 쌓아두는 놀이부터 한다. 책을 층층이 쌓아 ‘북 트리’를 만든 뒤 꼬마전구를 둘러 불을 밝혀봐도 좋다. 텐트 안팎이 책으로 꽉 찬 아이만의 아지트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진짜 캠핑 온 것처럼 행동할수록 아이는 재미를 느낀다. 놀이하는 날을 ‘캠핑 데이’로 선포하고 캠핑 팔찌를 만들어서 함께 착용하고 캠핑 가방도 꾸려본다. 캠핑장에서처럼 엄마·아빠와 간단한 요리를 함께해서 먹는다.
‘독서 캠핑’을 통해 잠시나마 아이를 전자기기에서 해방시킬 수 있다. ‘캠핑 데이에는 휴대폰이나 TV는 볼 수 없다’는 규칙을 만든다. 대신 책은 실컷 보게 허용한다. 야외에 있는 것처럼 신문지를 구긴 ‘신문지 눈’을 상자에 던져 넣는 놀이도 해본다. 밤이 되면 일부 조명만 켠 채 ‘그림자 극장’ 놀이에 돌입한다. 어둠 속에서 책의 스토리를 곁들여 다양한 형태의 그림자를 만들면 아이의 상상력을 한층 높여줄 수 있다. 이날만큼은 ‘책을 읽는 한 취침 시간에 제한은 없다’고 약속해줘도 좋겠다. 안락한 우리 집, 부모 품에서 밤이 깊도록 책과 함께 상상의 나래를 펴는 소중한 경험을 아이에게 선물해 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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