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차' 나현 감독, '설경구'여만 했던 이유[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2. 4. 13. 10:0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OTT플랫폼 넷플릭스 새 영화 ‘야차’ 연출한 나현 감독, 사진제공|넷플릭스


“설경구 선배여야만 했어요. 안 될 이유가 있었을까요? 액션 영화를 많이 찍기도 했고, 지금도 하루도 안 거르고 운동을 매일 하거든요. 나이 이상으로 엄청나게 힘 좋고 체력도 좋아요. 지방 촬영에서도 운동 기구를 갖고 다니는데, 팔뚝이 돌덩이 같습니다. 박해수와 같이 열심히 연기해줘서 감독으로선 아주 감사하게 생각해요. 존경스럽습니다”

허투루 한 말이 아니었다. 시원시원하게 답하는 나현 감독의 입에선 설경구에 대한 미사어구가 여과없이 튀어나왔다. 캐릭터를 맡긴 당위성과 감사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있었다.


“외국에선 첩보액션물이 할리우드 전유물처럼 느껴지는 장르잖아요. 그런데 배경이 중국 선양이고, ‘야차’라는 캐릭터를 셀링포인트로 삼았던 게 기존 ‘007’이나 ‘본’ 시리즈와 좀 다르게 느껴졌나봐요. 스마트하고 댄디한 캐릭터와 좀 다르게 완전 통제불능에 무자비한 캐릭터로 변주하고 싶었고, 거칠고 강한 느낌의 배우가 필요했는데 설경구 선배가 딱이었죠.”

나현 감독은 12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극장용으로 만들었지만 코로나19로 OTT플랫폼 넷플릭스로 개봉한 사연부터 설경구, 박해수, 양동근과 협업기까지 달변가다운 유려한 말솜씨로 취재진의 귀를 휘감았다.


[다음은 나현 감독과 일문일답]

Q.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영화 랭킹 3위에 올랐다. 소감은?

A. 일단 좋은 스타트라고 말해주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해외에서 반응이 좋은 것 같은데, 첩보액션물이 할리우드 전유물이 아니라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낯선 구도라 서구권에서 더 신선하게 받아주는 것 같다. 또 배우들의 신선한 연기력과 이미 흥행한 ‘오징어 게임’ 박해수가 힘을 더해 더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다.

Q. 극장용으로 만들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넷플릭스에서 개봉했다는 것에 아쉬움도 있을 것 같은데?

A. 아무래도 극장 개봉을 위해 만들어서 사운드, 비주얼 면에서 극장용 쾌감을 구현하려고 힘을 많이 썼죠. 총기 액션이 주요한 포인트라 기종마다 소리도 다르게 만들려고 했고요. 그런데 OTT플랫폼으로 넘어오면서 관람하는 기기 자체가 상이하다보니 그런 디테일이 많이 살지 않은 것 같아 아쉽더라고요. 그럼에도 전세계 190개국 관객들에게 동시에 공개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좋았습니다.

Q. 설경구, 박해수부터 이엘, 송재림, 양동근, 박진영까지 캐스팅의 힘을 많이 얻었겠어요?


A. 맞아요. 영화를 천천히 보면 극 중 ‘블랙’ 팀 4명의 개성이 보이는데요. 이건 ‘지강인’(설경구)의 특성을 하나하나 배분한 거예요. ‘희원’(이엘)은 블랙팀의 선임으로서 책임감과 진지함을 갖추고 있고, 재규는 와일드한 액션 본능, 정대는 굉장히 인간적이고 순수한 내면, 홍과장은 팔색조같이 스타일이 변하는 면을 갖는데 이게 다 지강인이 가진 모습이거든요. ‘지강인’의 성격을 하나씩 분배해서 표현했고, 그 캐릭터들이 서로 화합할 수 있게끔 집중했어요.

Q. 그룹 갓세븐 출신 진영의 활약도 눈부시던데요?

A. 지금은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당시엔 제가 ‘눈발’이란 영화를 보고 처음 그의 연기를 접했어요. 가수지만, 배우로서도 충분히 잘해낼 수 있겠다 싶어서 출연을 제안했죠. 직접 만나보니 밝고 건강하더라고요. 성격도 좋아서 극 중 ‘정대’ 역과 가까워보였고요. 게다가 총기 액션도 잘해내서 정말 멋있더라고요.

Q. 오랫동안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해오다 영화 ‘프리즌’ 이후로 감독으로 전업했는데요. 차기작에 대한 계획은 있나요?

A. 작가로선 휴머니즘 가득한 이야기를 많이 썼어요. 예를 들면 ‘나의 특별한 형제’ 각색 같은 류죠. 감독으로 데뷔할 땐 세고 강렬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 ‘프리즌’을 썼고, 그것보다 더 센 이야기를 하고 싶어 ‘야차’를 썼는데요. 세번째 작품은 다시 돌아가 휴머니즘 가득한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한편 ‘야차’는 넷플릭스서 감상할 수 있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