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49] 윤석열 정부와 함께할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후보 윤곽
강원·제주·대구 제외 광역자치단체장 경선 후보 확정
[더팩트ㅣ국회=곽현서 기자]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50여 일도 채 남지 않았다. 여야는 각각 '필승'을 거두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대선 직후 치러지는 지방선거이기에 '미니 대선'을 방불케 하는 각축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초반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김행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대변인은 12일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인천 △광주 △대전 △울산 △세종 △경기도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남 등 총 11개 지역 경선 후보자를 발표했다. 전날 서울(오세훈 서울시장), 부산(박형준 부산시장), 경북(이철우 경북도지사) 지역 광역단체장이 단수 공천된 것을 포함하면 14개 지역의 후보군 윤곽이 드러났다.
김 대변인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강원, 제주, 대구시장 후보군에 대해선 "빠르면 내일(13일)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승민 vs 김은혜, 본선보다 어려운 내부 경선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도에선 유승민 전 의원과 김은혜 의원의 정면 승부가 펼쳐진다.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36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사회·행정을 비롯한 모든 인프라와 영향력이 몰려있는 만큼 놓쳐서는 안 될 승부처다.
특히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직전 광역단체장을 역임하기도 했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가 이 후보에게 5.32%포인트 차이로 패배한 지역이어서, 국민의힘 입장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후보가 나서야 하는 지역이다.
이에 걸맞게 경선이 확정된 후보도 이른바 '네임드'다. 유 전 의원은 꾸준한 '대권 주자'로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과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당선인의 '대변인'이자 '최측근'으로 통한다. 그만큼 국민의힘이 경기도 선거에 힘을 쏟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대변인은 경기도 경선에 대해 "심재철 후보는 사퇴했고, 나머지 네 분은 김 의원과 유 전 의원에 비해 압도적 지지율, 심사 결과 차이를 보여서 양자로 압축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경기도 경선에 기대감을 갖는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 A 씨는 <더팩트>와 만나 "이번 대선에서 경기도는 민주당에 표를 몰아줬기 때문에 '인물론'으로 가야 한다"며 "유 전 의원과 김 의원 모두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경제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경선부터 흥행 돌풍을 일으켜 당선까지 이어질 것 같다"고 전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의 강용석 변호사의 경기지사 출마도 관심사다. 다만, 국민의힘 복당이 불허됐기에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장 경선에는 안상수·유정복 전 시장과 이학재 전 의원 3파전이 치러진다. 변수는 안상수·이학재 후보의 단일화다. 두 사람은 지난 7일 "유 전 시장으로는 선거에서 참패한다"며 단일화를 선언했다. 지지율에 앞선 유 전 시장을 견제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양측은 실무협상단을 통해 단일화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 그러나 양측 모두 상대방이 물러나길 바라고 있어 협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전략공천' 호남권, 조배숙·이정현·주기환 출마
가장 고심이 깊었던 호남권 공천은 단수 공천으로 모두 마무리됐다. 민주당 세가 짙은 탓에 공천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이 낙점됐다.
광주시장 후보로는 주기환 전 광주지검 수사과장이 단수 공천됐다. 주 전 과장은 현재 인수위원회 정무사법행정분과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윤 당선인이 광주지검 특수부 검사로 근무할 때 인연을 맺은 '윤석열 라인'이다.
이외 전북지사 선거에는 조배숙 전 의원, 전남지사 선거에는 이정현 전 의원이 단수 후보자로 결정됐다.
◆'경선' 펼쳐지는 충청·영남·울산
호남권과 달리, 충청권에선 후보들 간의 치열한 경선이 펼쳐진다. 김 대변인에 따르면 대전시장에는 이장우·정용기 전 의원과 정상철 전 충남대 총장이 경쟁하며, 세종시장 경선에는 성선제 전 한남대 교수와 최민호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맞대결한다. 충남지사 경선은 김태흠 의원과 김동완·박찬우 전 의원 간 대결로 치러지게 됐으며, 충북지사 경선에는 김영환·오제세 전 의원과 박경국 전 충북 부지사가 경쟁한다.
울산시장 경선의 경우 이례적으로 4파전으로 결정됐다. 이채익·서범수 의원과 정갑윤 전 의원, 김두겸 전 남구청장이 치열한 예선전을 펼친다. 아울러 경남지사 경선에는 박완수 의원과 이주영 전 의원이 맞붙는다.
◆서울·부산·경북, 현역 광역단체장 공천 확정
서울·부산·경북지역 광역단체장 후보로는 각각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가 확정됐다. 세 후보 모두 현직 광역단체장으로, 오 시장과 박 시장은 지난해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됐다.
그간 서울시장 선거는 '수도'라는 위치적 상징성 때문에 중량급 인사들의 빅매치가 성사돼왔다. 여당에선 오 시장이 원톱으로 나선 가운데 민주당에선 송영길 전 대표와 박주민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탄핵'의 여파로 17곳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3곳에서만 승리했다. 초유의 '여소야대' 상황에 놓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의 초반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이번 지방선거의 승리가 간절하다.
국민의힘 관계자 B 씨는 "이번 선거는 무조건 이기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관위 핵심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모든 것을 종합할 때 단 하나의 심사 기준은 '본선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공관위 관계자는 "당내 후보들 간의 경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면서 "민주당 후보와의 1 대 1 대결만 염두에 뒀다"고 했다.
이어 "높은 인지도가 지지도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범죄기록·역대 출마 득표율 등 모든 것을 따져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당선인이 대선에서 큰 격차의 승리를 거두지 못했고, 취임 전부터 탄탄한 지지율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압승을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지난 대선 이후 바로 치러지는 선거기 때문에 패배한 민주당 지지층들의 결집력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다"면서 "어느 한 곳도 예상할 수 없는 치열한 선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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