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곳간' 넘겨받은 인수위..安 "집값 당장 바로잡긴 불가"

이현미 2022. 4. 1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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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재정·경제 상황 폐허" 직격
'공약 가계부' 추진..일부 조정될 듯
취임식 BTS 초청 공연은 안 하기로
전통 매듭 활용한 엠블럼도 공개돼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현 국가재정과 경제 상황을 ‘폐허’, ‘싱크홀’이라고 지칭하며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당장 새 정부가 절묘한 대책을 내놓길 바라는 국민에게 양해를 구했다. 시중 유동성을 거둬들여야 하는 물가 상승 국면에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 돈을 풀어야 하는 딜레마 상황에 놓인 새 정부의 처지와 무관치 않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부동산값 폭등과 세금 폭탄은 명백히 현 정부 잘못이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당장 바로잡기는 힘들다”며 “정책을 바꾸더라도 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주택 공급이 바로 늘어날 수도 없다. 시간이 걸린다”며 “하지만 새 정부 출범 후에 부동산 세금이 바로 떨어지지 않고 공급이 바로 늘어나지 않으면 국민들께서는 새 정부 탓이라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우리의 위치, 정확하게는 이전 정부가 물려준 현재의 국정 상황이 어떤 상태인지를 냉철하게 판단하고 국민들께 정확하게 말씀드릴 필요가 있다”며 “지금 상황에 대한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전 정권의 부정적인 유산과 새 정부의 정책적 성과가 뒤섞여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불필요한 정치적 공세에 휘말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인수위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수위원들의 공통 고민이 있다. 업무보고를 받아 보니 경기지표와 하반기 전망이 너무 나쁘다는 것”이라며 “시중에 돈은 많이 풀려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은 해야 하고, (물가 상승 속에서) 금리도 올려야 하는 이중, 삼중, 사중 고난을 떠안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과거 정부가 (운영했던) 곳간의 열쇠를 넘겨받았는데 (그 안이) 텅 비어 있다, 바닥에 싱크홀이 있는데 살짝 덮어 놓았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회사진기자단
‘그러한 사정 때문에 윤 당선인 공약이 축소되거나 국정과제가 조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재정 상황과 공약이) 직접적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봐야 한다”며 “그럴 때일수록 과감한 투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안 할 수 없다”고 답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에 있어 속도 조절을 하려는 것인지’에 대해선 “안 위원장의 말씀은 세제 조정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국민이 체감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을 염려하는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인수위는 새 정부 출범 전 주요 국정과제의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 소요 계획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오는 5월 초 윤 당선인이 직접 국정과제를 공식 발표할 때 연도별 투입 예산도 공개할 계획이다. 2013년 박근혜정부가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공약가계부)’을 발표했던 것과 유사한 ‘윤석열표 공약가계부’를 내놓겠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선거 때 발표한 일부 선심성 공약에 대한 정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통령 취임식 슬로건과 엠블럼을 공개하고 있다. 준비위가 이날 발표한 취임식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다. 엠블럼은 한국 전통 매듭인 ‘동심결’을 활용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尹 취임식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다음 달 10일 국회의사당 앞마당에서 열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슬로건은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로 결정됐다. 관심을 모았던 그룹 방탄소년단(BTS) 초청 공연은 하지 않기로 결론을 냈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에서 대국민 중간보고 기자회견을 갖고 “당선인이 평소 강조하는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과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를 고려하여 기획했다”고 밝혔다. 엠블럼은 약속의 상징인 ‘동심결(전통 매듭)’을 활용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다짐과 약속의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제64회 그래미 어워즈에 참석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빅히트 뮤직 제공
방탄소년단 초청 공연이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실제로 검토한 바 있지만, 어린이·청년·취약계층·무명스타 등이 함께하는 국민 화합 기조로 가는 게 맞는다고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방탄소년단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서는 “대통령 취임식은 법정 국가행사다. 정치행사 운운하는 이야기는 전혀 부합할 수 없는 평가”라고 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참석할 가능성도 있다. 윤 당선인은 12일 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을 예정인데, 이 자리에서 참석을 요청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박 위원장은 “국민 통합과 화합을 이루는 데 도움을 부탁드리는 취지로 정중히 (참석을) 요청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 생각을 갖고 있다”고 했다. 제주4·3사건 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유족 초청과 관련해서는 “세분해서 초청 범위를 정하면 어렵다”면서도 “국민 초청인사로서 자연스럽게 추천을 하거나 신청하게 되면 추천 절차에 의해 모시려 하고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 뒀다. 취임준비위는 ‘특별 초청자’ 공모 신청 및 일반 신청을 통해 일반 국민의 취임식 참여 기회도 마련할 예정이며, 각계 주요 인사와 재외동포 초청 계획도 검토 중이다. 각국 대표로 주한 외교사절을 초청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현미·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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