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전세대출이 집값 올려.. 전셋값 급등에 월세 가구↑"

박슬기 기자 2022. 4.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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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자금대출이 서민 거주 안정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활용된 반면 전세값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값이 오르면서 전세보증금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월세로 전환한 가구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사진=뉴스1
전세자금대출이 서민 거주 안정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자리잡은 반면 전세값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세값이 오르면서 전세보증금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월세로 전환한 가구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그룹은 1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전세자금대출 증가에 따른 시장 변화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현재 전세자금대출 대부분은 주택금융공사(HF)·주택도시보증공사(HUG)·서울보증보험(SGI) 등 보증기관의 보증을 통해 진행된다. 보증서 담보대출로 대부분 전세보증금의 80~90%까지 대출을 내준다.


전세대출 급증한 이유는


전세대출은 최근 들어 단기간에 급증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세대출 잔액은 2012년 23조원에 그쳤지만 2019년 100조원을 넘어선데 이어 2021년 말에는 180조원까지 증가했다.

전세대출 순증액은 2016년 10조원을 넘어섰으며 2019년 이후 매년 30조원 내외로 증가하고 있다.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대출 지원이 확대된 결과다. 또 전세값 상승으로 전세대출이 필요한 가구와 필요 금액 모두 증가했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세값은 2020년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1년 전국의 전세가격은 전년대비 9.4% 상승하면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최근 2년동안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전세값 상승률은 각각 20.9%, 21.5%, 19.7%를 기록했다.

전국 전세 중위가격은 2013년말 1억4000만원(아파트 1억6000만원)에서 2021년말 2억6000만원(아파트 3억1000만원)까지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의 경우 2억3000만원(아파트 2억6000만원)에서 4억7000만원(아파트 6억1000만원)까지 상승했다.
표=KB금융그룹


높은 전셋값에 월세 가구 늘어


이같은 전세값 상승으로 보증금이 있는 월세의 비중이 크게 올랐다. 전국적으로는 2014년을 기점으로 보증금 있는 월세가 전세의 비중을 추월했다. 서울의 경우 2020년부터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보증금 있는 월세가 전세의 비중을 넘어섰다.

순수 전세가구의 비중은 2014년부터 20%를 하회하며 보증금 있는 월세보다 비중이 낮아지는 추세를 그렸다. 서울의 경우 2014년까지 30%를 상회하던 전세의 비중이 2016년부터 크게 낮아지며 보증금 있는 월세와 비슷한 비중을 유지 중이다.

보증금이 있는 월세의 증가는 월세를 선호하는 임대인 증가와 높아진 전세 보증금 감당이 어려워진 임차인의 니즈가 일치한 영향이 컸다.

보증금이 있는 월세 가구 중 보증금 규모가 5000만원 이상인 가구는 2010년 약 16만 가구에서 2020년 약 64만 가구로 4배 증가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5000만원 이상 가구의 비중이 같은 기간 9.5%에서 24.0%로 증가했다.

강민석 KB경영연구소 박사는 "전세가격이 상승하면서 보증금 규모가 크게 증가했으며 전세대출에도 전세보증금 상승을 감당하지 못해 보증금 있는 월세로 전환한 가구가 증가했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대출→ 전셋값 상승→ 집값 상승


여기서 주목할 점은 전세대출이 전세값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는 점이다. 전세가격이 높아지면서 임차인의 부담은 증가할 수밖에 없지만 전세대출로 인한 임차인의 대출 부담을 완화함으로써 전세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낮은 전세대출 금리와 한도 확대는 월세 거주자의 전세 수요 전환과 보다 나은 곳으로 이동을 희망하는 전세거주자의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됐다. 전세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은 가구 비중은 2013년 5.6%에서 2021년에는 12.2%로 2배 이상 증가했으며 특히 2016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강 박사는 전세대출이 매매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규제가 없었던 2018년 이전에는 전세대출이 주택구입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되며 매수 수요를 자극하기도 했다.

2016년에서 2018년까지 전세가격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지만 전세대출이 크게 증가했으며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둔화된 시기에도 전세자금대출이 크게 증가했다.

전세 수요의 증가는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됨에 따라 전세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자 하는 투자수요와 맞물려 주택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강 박사는 "갭투자는 2015년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본격적으로 부각됐으며 매매가격대비 전세가격이 높았던 2016년~2017년을 전후로 투자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며 "전세대출은 주택담보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크지 않아 고가의 전세주택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활용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9억 이하 금액에 대해서는 40%, 9~15억 금액에 대해서는 20%의 LTV가 적용됐으며 15억 초과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이 금지되는 반면 전세자금대출의 경우(SGI보증 기준) 15억 초과 주택에도 최대 5억원까지 대출 활용이 가능하다.

다주택자 또는 1주택자가 전세에 거주하면서 전세대출을 통해 투자여력을 확보하는게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강 박사는 "지난 몇년간 이어진 주택가격의 높은 상승세에 따라 고가주택의 전세대출 등 자기자본 최소화를 통해 발생한 고액의 유동자금은 갭투자 형태로 주택시장에 다시 유입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매매전세비 감안하거나 DSR 포함 등 전세대출 관리해야"


강 박사는 "전세대출 확대로 인한 유동성 확대는 장기적으로 주택경기 안정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관리가 필요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택가격 하락 시 전세보증금 손실 방지를 위해 매매전세비가 일정 수준 이상(70% 또는 80%)인 경우 전세자금대출 취급을 제한하거나 차주들에게 전세대출 원리금 상환을 유도하기 위해 소득공제를 제공 등 유인책 마련해야 한다는 게 강 박사의 주장이다.

그는 "전세대출 증가에 따른 유동성 증가가 주택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기 위해 전세대출을 DSR(총부채원리금산정비율)에 포함해야 한다"며 "전세대출 보증의 영향으로 금융기관이 위험에 대한 부담없이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전세대출 보증을 청년·서민 등 주거취약계층에 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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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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