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미국 뿐" 코스피에 발등 찍힌 동학개미, 미국 증시로 '우르르'

안서진 기자 2022. 4.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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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주춤한 동학개미, 여전한 서학개미①] 해외주식 서비스 경쟁 '후끈'

[편집자주]국내 증시에서 이탈해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서학개미(해외주식 개인 투자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글로벌 긴축 기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적 악재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특히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늘면서 주로 어떤 종목을 담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 요소가 잠재워지지 않는 한 국내 투자자 중 서학개미의 비중이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학개미 열풍의 이유와 성적표를 들여다봤다.

그래픽=머니S 김은옥 기자
◆기사 게재 순서
①“믿을 건 미국 뿐” 코스피에 발등 찍힌 동학개미, 미국 증시로 ‘우르르’
②여전한 테슬라·애플 사랑… 서학개미 장바구니 살펴보니
③미국주식 투자, 국내와 어떻게 다른가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 기준금리 인상 및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증시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동학개미(국내주식 투자자)와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의 희비가 엇갈렸다. 미국 주요 기업들은 올 초 대내외적 악재로 주가가 급락했지만 3월 들어 시장이 안정을 찾으면서 바닥을 찍고 반등에 성공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여전히 수익권을 크게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몸집 커진 서학개미… 1년 만에 보관액 5배 ‘쑥’




그래픽=머니S 김은옥 기자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주식 보관 규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0년 1분기 88억달러(약 10조6664억원)였던 보관금액(투자잔액)은 지난해 1분기 464억달러(56조2414억원)까지 올랐다. 1년 만에 5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는 전년동기대비 49.57% 오른 694억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으로 몰려간 이유는 변동성 장세에서 미국 증시가 피난처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계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으로 침체됐지만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유럽이나 코로나19가 재확산 중인 중국보다 미국 시장에 대한 상대적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미국 증시는 전반적인 지수 상승 탄력도 크다. 올해 미국 다우존스지수는 지난해 말 3만6338.30에서 3월 초 3만2632.64까지 급락한 뒤 이달 들어선 다시 3만4900대를 회복한 상태다. 나스닥지수는 1만5644.97에서 3월 중순 1만2581.22까지 떨어진 뒤 현재는 1만4500대까지 지수를 회복했다. S&P500지수 역시 지난해 4766.18에서 2월 말 4225.50까지 떨어진 뒤 현재는 4580대까지 올라왔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지수, S&P500지수는 각각 4%, 7%, 4%씩 하락했다. 

이와 달리 국내 주식시장은 공매도 등으로 인해 여전히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는 지난해 말 2999.55에서 이달 초 2750선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1033.98에서 950선으로 움직였다. 두 지수 모두 8%씩 하락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미국 증시에서는 서학 개미들이 주로 투자하는 테슬라, 애플, 구글 등을 중심으로 주가가 상승했다.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등 대장주를 중심으로 주가 하락 폭이 큰 탓에 국내 투자자들의 체감 하락 폭이 더욱 큰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2분기 미국 증시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그동안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러시아-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완화된 데 이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미국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완화됐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4월을 시작으로 2분기 동안 시장에서 우려하는 불확실성이 제압되고 증시 체력은 견고해질 것”이라며 “나스닥지수나 IT, 2차전지, 전기차, 메타버스 등 성장주 중심의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4월부터는 현재 시장에서 우려하고 있는 경기와 이익도 확신과 안도를 통해 견고한 증시 체력을 뒷받침하는 해석으로 바뀔 것”이라며 “2분기에는 물가에 대응하는 연준의 긴축강도가 강해질수록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 모셔라” 불붙은 유치 경쟁


사진=이미지투데이

서학 개미의 인기가 갈수록 커지면서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신규 서비스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소액 투자자들이 부담 없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해외주식 소수점 매매 서비스를 오픈하는가 하면 야간에만 거래할 수 있었던 미국주식을 주간에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제공 중인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카카오페이증권, 토스증권 등 8곳이다.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는 투자자가 1000원 단위 소액을 투자해 0.1주, 1.2주 등 소수점 단위로 해외주식 매수를 주문하는 서비스로 소액 투자자들도 우량 주식에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증권사들은 각각 거래대상 종목 수, 수수료, 거래방식 등에 차별화를 두며 저마다 다른 해외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거래 종목이 가장 많은 곳은 토스증권으로 2700여개이며 가장 적은 곳은 카카오페이증권으로 24개다. 수수료가 가장 저렴한 곳은 토스증권과 키움증권으로 0.1%씩이다. 다만 토스증권은 오는 7월부터 이벤트 종료로 인해 수수료가 0.25%로 오를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증권사 최초로 뉴욕증시에 상장된 미국 기업들의 주식을 낮 시간대에도 매매할 수 있는 주간 거래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주간 거래 서비스는 오픈 이후 10영업일만에 거래대금 1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달 7일 32영업일 만에 누적 거래금액 5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투자자들을 빠르게 끌어모으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5월 양도세 시즌을 맞아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현행 과세 체계에서 해외주식은 국내 주식과 달리 소액주주 비과세가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1주를 팔더라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양도소득세 신고에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들을 위해 증권사들이 무료로 신고를 대행해주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4월25일까지 온라인 주식거래 서비스 ‘뱅키스(BanKIS)’에서 신청한 고객을 대상으로 전문 세무법인과 제휴해 양도소득세 신고서 작성 및 접수 등 관련 업무 일체를 처리해주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무료 신고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도 해외주식 양도세 신고대행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양도소득세뿐 아니라 종합소득세, 증여세에 대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곳도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4월15일까지 양도소득세와 함께 증여세 신고대행 서비스도 시행한다. 해당 서비스는 한화투자증권에 자산 1억원 이상을 예치한 고객이거나 한화투자증권이 판매하는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에 5000만원 이상 가입한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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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서진 기자 seojin07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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