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에 망치준 '추격자' 슈퍼 아줌마.. 욕해선 안되는 이유는
범죄심리학 전문가 분석 “관객들이 놓친게 있다”
한국 영화에서 가장 민폐 캐릭터로 꼽히는 영화 ‘추격자’ 슈퍼 아줌마. 연쇄살인범 지영민(하정우 분)에게 친절히 피해 여성 위치를 알려주며, 슈퍼를 지키겠다고 거짓말하는 지영민에게 망치까지 건네줬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슈퍼 아줌마 때문에 피해 여성이 살해당했다고 ‘비난’했지만, 범죄심리학 전문가 의견은 달랐다.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관객들이 놓친 게 있다”고 했다.

박 교수는 6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범죄 영화 ‘추격자’의 주요 장면들을 되짚어보면서 사이코패스인 살인범 지영민과 나머지 출연자들의 심리를 분석했다.
특히 박 교수는 단골손님이었던 지영민에게 피해 여성의 위치를 알려준 슈퍼 아줌마 장면을 콕 찝으며 “슈퍼 사장님한테 비난의 시선을 많이 보내는데 많은 분들이 놓치는 게 있다”고 했다.
극중 지영민은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증거가 부족해 풀려났다. 그는 귀가 도중 동네 단골 슈퍼로 담배를 사러 들어갔다. 슈퍼 아줌마는 지영민에게 “어떤 미친X이 멀쩡한 아가씨를 가둬놓고 죽이려고 그랬다지 뭐야” “그 아가씨가 여기 있다니까”라며 슈퍼를 지켜달라고 한다. 물론 슈퍼 아줌마는 자신이 데리고 있는 여성을 죽이려고 한 남성이 지영민인지 모르고 한 행동이다.

박 교수는 “저기서 중요한 건 지영민이다. 슈퍼에 여러 번 갔던 걸로 보이지 않냐. 평소에 지영민은 슈퍼 사장님이 정말 저렇게 무서운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굉장히 신뢰할만하고 믿을 수 있는, 정말 우리 이웃 중 한 명이었을 거다. 그러니까 (지영민에게) 봐 달라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슈퍼 아줌마를 ‘민폐 캐릭터’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며 “이 장면은 오히려 사이코패스의 평범성을 부각시킨 것”이라고 했다.

박 교수의 말에 네티즌들도 뒤늦게 공감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그동안 저 슈퍼 아줌마 움짤(움직이는 영상)은 많이 봤지만 박 교수처럼은 생각 못했다”, “아줌마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숨어 있는 피해 여성이 처음 보는 사람이고, 지영민은 단골이니까 더 믿음이 갔을 거 같다”, “생각해보면 그냥 단골한테 도움을 요청한 거 아니냐”, “과하게 인터넷상에서 많이 미움받으신 거 같다. 이제라도 그렇게 생각하지 말아야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박 교수는 프로파일러가 지영민을 취조하는 장면도 ‘명장면’으로 꼽았다. 프로파일러는 지영민에게 여자를 사귀어 본 적 있냐”, “성관계도 해봤겠네”라고 묻는다. 지영민이 ‘성관계’ 질문에 평정심을 잃자, 프로파일러는 “너 성불구지?” “여자들을 보면 성관계는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 그래서 여자들 죽인 거지?”라며 자극한다. 그러자 “그만해요” “그런 거 아니에요”라며 차분한 말투로 말하다, 통제력을 잃고 프로파일러의 멱살을 잡는다.

박 교수는 지영민이 프로파일러에게 기싸움에서 패했기 때문에 멱살을 잡는 등 과민반응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기가 성적인 문제가 없으면 그냥 웃고 넘어가거나, 저 상황에 과도하게 몰입할 이유가 전혀 없지 않냐. 본인의 약점을 과도하게 노출한 것”이라고 했다.
또 박 교수는 취조 장면에서 지영민의 자백이 이미 나왔다고 했다. “‘성불구냐’고 묻는 프로파일러에게 ‘그래서 그런 거 아니라고요’고 한 건 자백이다. 그런 건 맞는데 그래서는 아니라는 거다. 사람을 죽인 게 맞는데 동기가 그게 아니라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진행자는 “대사가 그냥 훅 지나가서 잘 기억 못 했는데 그걸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추격자’ 속 프로파일러는 지영민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지영민은 성불구라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으며, 욕구를 해소하지 못해 정을 성기로 생각하고 여자 머리에 때려 박을 때 느끼는 쾌감 때문에 여자를 살해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고 했다. 그는 “연쇄 살인 사건의 피해자가 모두 여성일 경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여성에 대한 분노 표출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엄청나게 분노가 있고 화가 나서 누군가를 공격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 그 대상은 나보다 약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지영민이 해친 사람들은 친누나 아들, 교회 다니는 부부도 있다. 그래서 피해자가 여성인 범죄자라고 해도, 그 사람의 어떤 동기나 범죄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여성에 대한 혐오로만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이 사람이 살면서 갖고 있는 불만, 뿌리 깊은 열등감 등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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