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nt&Earth | 비올라..저기, 잠깐이라도 뵙고 가시죠
비올라는 봄철 몇 달 피었다 여름이 시작되면 사라져버리는 ‘반짝꽃’이다. 2월에 파종해서 금세 꽃이 피고 또 금세 무성해지고, 그러다 어느 순간에 떠나버리는 무정한 꽃이다. 그래서 더욱 애절하게 함께하고 싶다. 초보 식집사(식물+집사)라면 꽃이 핀 비올라를 사다 분갈이 후 키워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샐러드의 화룡정점, 비올라
꽃 시장이 따로 없다. 화원은 물론이고 마트에서도 이제 꽃 보기가 쉬워진 시절을 보내고 있다. 부지가 넓은 대형 마트의 경우 출입구 마당에 이제 꽃잎이 올라오기 시작한 봄꽃들이 장 보러 온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팬지, 데이지, 비올라 등 꽃 종류들은 물론 로메인, 신선초, 상추, 곰취, 명이나물 등 채소들도 눈길을 끌어당긴다. 꽃이든 채소든 모두 마당이나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울 수 있는 생명들이다.
비올라는 작은 팬지라 불리는 예쁜 꽃이다. 꽃말은 진심 어린 사랑. 이를 키우고 있다면 지난 2월에 파종을 끝낸 뒤, 지금은 마구마구 피어나는 꽃들을 다듬어 주느라 정신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초보 식물 집사라면 이미 꽃을 피운 비올라를 사다 화분에 옮겨 심어 여름이 올 때까지 차분한 아름다움을 나눠볼 만하다. 비올라가 팬지 동생이 된 것은 둘 다 제비꽃과이고, 팬지에 비해 비올라의 크기가 워낙 앙증맞기 때문이다.
비올라는 크기에 비해 꽃이 많이 피기 때문에 분갈이를 할 때 큼직한 화분을 선택하는 게 좋다. 흙은 평범한 상토면 충분하다. 영양제도 정기적으로 주는 게 좋은데, 한 달에 한 번이면 된다. 워낙 많은 꽃이 계속 피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도 필요하다. 꽃이 피는 게 신기하다고 그냥 보고만 있다가는 꽃을 죽여버리는 참극이 벌어질 수도 있다. 꽃에 가려 광합성을 못한 아래쪽 꽃들은 죽어버리거나, 웃자란 꽃들은 자연사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매일 퇴근 뒤에는 시들해진 꽃잎은 따 주는 게 비올라에게 좋다. 자른 꽃잎은 버려도 그만이지만, 가급적 샐러드에 올려 함께 먹어보는 것은 어떨까. 비올라는 식용 꽃이다. 냉장고에 있는 샐러드를 버무린 후 비올라 꽃잎 몇 장 올려놓으면 샐러드의 클래스가 달라지는 느낌이다.
물은 겉의 흙이 메말랐다 싶을 때마다 흠뻑 주면 되는데, 주의할 점은 물을 줄 때 꽃잎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이 닿으면 꽃잎이 금세 변형되고 부패하기 쉽다. 이상적인 물주기 방법은 저면관수이다. 화분을 물 속에 담가 뿌리가 물을 빨아들이도록 하는 방식이다. 꽃잎에 부담을 주지 않아 좋지만 너무 많은 물을 흡수하지 않도록 한 시간 미만만 담가두는 게 좋다. 너무 오래 습기를 먹게 하면 흙이 질어져 뿌리가 숨 쉴 공간이 사라지고 결국 곰팡이가 생겨 그간의 수고가 망해버릴 수도 있다.
진드기와 총채벌레도 경계해야 할 해충이다. 해충을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약을 사다 뿌려도 괜찮지만, 꽃잎이 여린 비올라의 특성을 생각하면 물 2ℓ+식초 1 물병뚜껑+소주 3 물병뚜껑+맥주 5 물병뚜껑+주방세제 1/2 물병뚜껑을 섞어 분무하는 방법이다. 그 전에 통풍이 잘 되는 곳이 비올라를 앉혀주는 것도 중요하다. 식물이 자라는 삼대 요소는 햇볕과 바람과 물이다. 세 가지만 잘 갖춰주고 목 마르지 않게 해 주고, 꽃잎 정리만 잘 해주면 봄철 내내 소박한 행복을 만끽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다.
[글과 사진 아트만]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24호 (22.04.12)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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