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리포트] 소림사, 중국 부동산 시장까지 진출..상업화 논란
김지성 기자 2022. 4. 7. 13:33
중국 전통 무술로 유명한 소림사(少林寺)가 대규모의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중국기금보와 지난일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시는 지난 6일 '허난 티에쑹 디지털과학기술 유한공사'에 3만 8,200㎡의 토지를 판매했습니다. 축구장 면적의 5배가 넘는 토지로, 상업 용지로 지정돼 있습니다. 거래 금액은 4억 5,200만 위안, 우리 돈으로 864억 원이 넘습니다.
부동산을 매입한 '티에쑹 디지털과학기술 유한공사'의 지분은 '허난 티에터우 종합개발 유한공사'와 '허난 위안한 실업 유한공사'가 나눠 갖고 있는데, 이 '위안한 실업'의 대주주가 다름 아닌 소림사의 방장 스융신(釋永信)입니다. 스융신은 '허난 소림 무형자산관리 유한공사'의 지분 80%를 가지고 있으며, 이 회사는 다시 '위안한 실업'의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대기업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순환 출자 구조를 통해 정저우시의 땅을 매입한 것입니다. 소림사는 허난성 정저우시의 남서쪽에 있는 쑹산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국 지난일보는 정저우 부동산 시장에 새로운 큰손이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소림사 방장 순환 출자 회사, 846억 원 규모 부동산 매입
소림사 방장, 18개 회사 통제권 보유…소림사 666개 상표 등록
소림사에 대해 상업화 논란이 불거진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020년 9월에는 소림사가 666개의 상표를 등록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소림사 측이 한 의류 회사에 '소림 쿵푸'라는 상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문제 제기하면서 상표 등록 사실이 알려진 겁니다. 의류는 물론, 가방, 가구, 귀금속, 스포츠 장비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상표 등록이 돼 있었습니다. 당시 소림사 측은 "소림사라는 이름의 남용을 막고 브랜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림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타오바오'를 통해서도 많은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 권한도 가지고 있습니다.
중국 네티즌들, "소림사, 순수성 잃어" 부정적 반응
이런 소림사의 부동산 매입 소식에 중국 네티즌들은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7일 오전 관련 소식은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에서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중국 SNS 웨이보에도 '#소림사 부동산 시장 진출#'이란 해시태그가 생겼습니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썩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와 해시태그에는 "부처님은 이런 상업 활동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소림이 더 이상 순수하지 않은 것 같다", "회사 등록 자본금은 어디서 났는가" 등 부정적인 댓글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침체된 중국의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한 결단이냐"라는 비아냥까지 있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했습니다. 소림사도 당연히 지속적인 발전과 세력 확장을 모색해야 합니다. 하지만 그 방법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불교의 한 사찰인 소림사가, 끊임없는 고행과 수련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소림이 너무 빨리 변하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김지성 기자jisu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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