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놀라운 한 마디..KIA 공생 전략이 만든 '4할타자 박찬호'

김은진 기자 2022. 4. 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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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KIA 박찬호. KIA 타이거즈 제공


KIA 박찬호(27)는 지난 6일 광주 한화전에서 결승타를 쳤다. 1-1로 맞선 6회말 무사 1·2루에서 좌중간 2루타를 때려 주자 둘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균형을 깬 박찬호의 2타점 이후 KIA 타선은 터졌고 6회에만 6점을 올린 끝에 7-4로 승리, 2연승을 거뒀다.

박찬호의 타율은 0.417이 됐다. 4경기에서 15타석에 나가 12타수 5안타 3볼넷으로 3타점을 올리고 도루도 2개를 성공했다. 출루율이 0.533이나 되고 안타 5개 중 2개가 2루타로 장타율은 0.583이다.

박찬호의 타율이 가장 높았던 시즌은 0.260을 기록하며 주전으로 완전히 자리잡은 2019년이다. 그러나 이후 2년간 타율은 0.223, 0.246으로 더 떨어졌다. KIA가 지난해 9위까지 추락하는 과정에 있어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타격 부진이었다. 하위타선은 거의 지나가는 타선으로 취급받았다. 박찬호는 그 중심에 있었다.

불과 4경기밖에 하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시즌 출발점에서 박찬호의 타격 성적과 내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라져있다.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박찬호는 생존이 위기인 선수였다. 철통 같았던 주전 유격수 자리에 신인 김도영이 도전장을 냈기 때문이다. 공격, 수비, 주루가 전부 다 된다는 특급 고교생 유격수 김도영을 KIA가 지명하자 곧바로 박찬호의 위기설이 대두되기도 했다.

입단 9년차인 박찬호는 의연하게 대처했다. 그러나 고졸신인의 등장이 자신의 위기로 불리는 상황이 속 편할 리 없었다. 박찬호는 “올시즌을 야구 인생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살 길을 직접 뚫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385(26타수 10안타) 2타점 3도루로 맹활약 했다.

박찬호는 수비력이 월등한 선수다. 넓은 수비 범위에 어깨와 센스도 좋아 사실상 수비력으로 어린 나이에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타격이 유일하게 발목을 잡지만 신인을 기용하겠다고 놔버릴 수는 없는 선수다. 이 시점에 박찬호가 타격으로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자 김종국 KIA 감독은 ‘공생’으로 결론을 내렸다. 박찬호의 수비력과 김도영의 공격력을 모두 활용하기 위해 둘 다 주전으로 기용하는 방법을 구상했다.

박찬호는 유격수로 자리를 지키고, 김도영이 3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있다. 개막 이후에도 박찬호의 방망이는 계속 터지는 중이다. 원래 자리였던 9번 타자로 출전하던 박찬호는 6일 한화전에서는 톱타자로 나섰다. 김도영과 소크라테스가 섰지만 출루를 하지 못하던 1번 타순에서 박찬호는 여지없이 활약해 승리를 이끌었다. 이제 4경기밖에 하지 않았는데도 박찬호는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타격으로까지 증명하고 있다.

개막 이후 김종국 감독은 놀라운 이야기를 했다. “박찬호에게 찬스가 걸리기를 바랄 정도”라고 했다. 지난해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한 마디, 달라진 박찬호의 기적 같은 출발을 가장 잘 보여주는 평가이기도 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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