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빈집' 노린 '대륙의 실수'..韓 향한 4년 구애, 안되는 이유

홍효진 기자 2022. 4. 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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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오는 13일 정식 출시를 예고한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11 프로 5G'. /사진=샤오미 제공
'대륙의 실수'로 불리는 중국의 스마트기기 제조사 샤오미가 다시 한 번 한국시장 문을 두드렸다. 이번에 선보일 스마트폰 '레드미노트 11'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중저가형 스마트폰 '갤럭시 A'시리즈와 견줄만 한 제품이라는 게 샤오미 측 설명이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지 1년이 지난 시점에서 '빈집'을 노린 전략이다. 그러나 높은 가성비에도 불구, 중국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과 이미 점유율 9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애플 중심 프리미엄 시장이 견고하게 형성돼, 단기간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관측이 여전하다.
"중저가 적수 없다" 가성비 우위 내세운 '대륙의 실수'
샤오미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세계 3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샤오미의 순이익은 220억위안(약 4조 2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스페인·그리스·폴란드·세르비아·크로아티아·인도·콜롬비아·말레이시아 등 14개국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 약진에도 유독 한국시장에서는 기지개를 못 켜고 있다. 2018년 국내에 진출한 샤오미는 브랜드 철학 '가성비'를 내세우며 한국시장에 4년 간 열렬한 구애 중이다. 지난 5일에는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 발표회에서 스마트폰 제품인 '레드미노트 11 프로 5G'·'레드미노트 11'과 무선 이어폰 '샤오미 버즈 3T', 스마트워치 '샤오미 워치 S1' 등의 사양을 공개하며 이달 중 국내 출시를 알렸다. 이날 샤오미의 주된 홍보 전략은 가성비와 지속성으로, 기존에 구축한 제품 관련 전략 방향을 그대로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샤오미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출시한 중저가형 스마트폰 제품과 자사 신제품 사양을 비교하며 가성비 측면에서 우위를 강조했다. 스티븐 왕 샤오미 동아시아 총괄매니저는 "레드미노트 11 프로 5G는 한국시장에서 판매되는 제품 중 삼성전자의 '갤럭시 A53'과 가장 유사하다"며 "한국시장에서 레드미노트 11 프로 5G와 비슷한 대안이 없다고 생각해 제품 출시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레드미노트 11 프로 5G의 성능은 지난달 초 출시된 갤럭시 A53과 견줄만 하다. 이번 제품 출시를 앞두고 가장 역점을 뒀다는 카메라 기능을 보면 레드미노트 11 프로 5G에는 1억800만화소의 고화질 메인 카메라가 탑재됐다. 6400만화소인 갤럭시 A53보다 선명하다. 충전기의 경우 갤럭시 A53은 25W(와트) 고속충전을 지원하지만 충전기를 별도 구매해야 하는 반면, 레드미노트 11 프로 5G는 67W(와트) 터보 충전기를 인박스로 제공한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갤럭시 A53 출시가는 59만9500원, 레드미노트 11 프로 5G는 39만9300원으로 20만원 가량 저렴하다.

왕 매니저는 "우리가 한국시장에서 유지하는 포지셔닝은 가성비이며 이를 바꿀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담없는 가격과 최고의 제품력·디자인적 면에서 봤을 때 중저가 제품은 적수가 없다고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中 제품 불신·프리미엄 시장 흐름에…"중국폰, 국내 소비층 공략 시간 걸려"
샤오미 버즈 3T 프로. /사진=샤오미 제공
그러나 이 같은 '대륙의 자신감'에도 실제 국내 소비자를 사로잡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중론이다. 국내 스마트폰 업계는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으로 형성돼 있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지난해 샤오미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2%에 불과하다. 같은 시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기준 각각 72%, 21%였다. 93%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갤럭시와 아이폰을 쓰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전면 철수하면서 생긴 빈틈을 흡수하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했다.

중국 제품에 대한 불신도 시장 확대를 방해하는 요소로 꼽힌다. 제품 품질뿐 아니라 보안문제 등 중국 업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한국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레드미노트·샤오미 버즈 등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와 '버즈' 제품을 연상케하는 네이밍 전략도 신뢰도 구축에 있어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단순히 샤오미뿐 아니라 기본적으로 중국 제품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신이 아직 크다. 삼성전자를 따라하는 듯한 네이밍 전략은 기업에 대한 불신을 더 심화할 것"이라며 "성능 개선으로 이전보다 좋은 제품을 출시했다고 해도 제품 자체에 대한 믿음이 없기 때문에 국내 시장점유율을 높이려면 굉장히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 역시 "중국 스마트폰 업체 기술력이 상당 수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국내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의 2강 체제가 유지되고 있어 단기간에 시장을 확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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