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김여정, "남한에 총포탄 안 쏠 것"..그런데 "전쟁 시 남한군은 괴멸, 전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 김여정이 이틀 만에 다시 대남 담화를 냈습니다. 이틀 전 담화에 비해 다소 긴 글인데, 세밀하게 살펴볼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눈에 띄는 내용은 "남조선(남한)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라고 한 부분입니다. 이틀 전 담화에서 "남조선(남한)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며, "(남한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게 될 수도 있다"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는 말로 대남 도발 가능성을 시사했던 북한이 남한에 대해 총을 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힌 것입니다.
김여정은 이렇게 하는 이유가 "(남한을) 우리(북한)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라면서,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또, "남조선(남한)이 우리(북한)의 주적이 아님을 명백히 밝혔다"면서, "남조선(남한)군이 우리(북한) 국가를 반대하는 그 어떤 군사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우리(북한)의 공격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김여정은 "우리(북한)는 전쟁을 반대한다"면서, "쌍방의 군대가 서로 싸우면 전쟁이나 전투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것을 떠나 우리 민족 전체가 반세기 전처럼, 아니 그보다 더 깊은 상처를 입게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노골적인 대남 핵위협도
"남조선(남한)이 우리(북한)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북한)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라면서, "핵무력의 사명은 … 타방의 군사력을 일거에 제거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쟁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전투무력이 동원되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까지 간다면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남한)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김여정은 "끔찍한 말로를 피하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서, "때없이 건드리지 말고 망상하지 말며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날아오는 포탄이나 막을 궁리만 하고 앉아있어도 우(위)에서 언급한 참변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는데, 날아오는 포탄이나 막을 궁리를 하고 있으라는 말에서 노골적인 대남 무시와 겁박의 자세가 묻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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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ttps://news.sbs.co.kr/d/?id=N1006701762 ]
김여정의 상반된 메시지, 무엇을 의도하나
김여정의 담화가 의도하는 바는 이런 것으로 보입니다. '비대칭무기인 핵을 가지고 있는 북한과 무력충돌로 갈 경우 남한은 돌이킬 수 없는 참화를 입게 된다. 다행히 북한이 같은 민족을 언급하며 남한에 대해 총을 쏘지 않겠다고 하니, 북한의 비위를 거스르지 말고 조용히 잘 지내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여론을 남한 내에 중장기적으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어르면서 협박하는 북한식 전술에도 불구하고 최근 두 차례의 김여정 담화에서 한 가지는 명확해졌습니다. 자위적 차원에서 개발했다는 북한의 핵무기가 남한에 대한 노골적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냉정한 현실인식 하에 북한에 대한 억지력을 다시 한번 점검하고, 핵을 포기하지 않는 북한과 어떤 수준의 남북관계를 유지해나갈지 차분하고 중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안정식 북한전문기자cs7922@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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