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한국 맞나..배 곯아 음식 훔치는 사람, 포켓몬빵 버리는 MZ세대

박수현 기자 2022. 4.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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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몬빵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구매 행태가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소비자가 포켓몬빵 안에 들어 있는 '띠부띠부씰'(포켓몬이 그려진 스티커)을 수집하기 위해 구매 직후 새 빵을 그대로 버려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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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그대로 버려진 포켓몬빵 사진.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한 쪽에서는 배를 곯다 음식을 훔치는데 한 쪽에서는 뜯지도 않은 빵을 버리다니, 같은 한국 맞나요?"

포켓몬빵이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면서 구매 행태가 논란을 빚고 있다. 일부 소비자가 포켓몬빵 안에 들어 있는 '띠부띠부씰'(포켓몬이 그려진 스티커)을 수집하기 위해 구매 직후 새 빵을 그대로 버려서다. 음식물 쓰레기가 증가할 뿐더러 생활고에 시달리다 식품을 절도하는 사례와 맞물려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4일 SPC삼립과 소매업계 등에 따르면 포켓몬빵은 지난 1일 기준 860만개가 판매됐다. 지난 2월 24일 20년만에 재출시된 이후 아직도 '품절 대란'을 겪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 부천 등 일부 지역 대형마트 앞에서는 포켓몬빵을 사러 아침 일찍 돗자리를 깔고 '오픈런'을 준비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포켓몬빵은 주소비층인 MZ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선 원래 가격의 2~5배에 달하는 웃돈이 붙었다. 띠부띠부씰이 인기를 끌어 3만~5만원에 팔리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문제는 띠부띠부씰이 포켓몬빵 인기의 주 요인이 되다 보니 정작 빵이 찬밥 신세가 됐다는 점이다. 경기 성남시의 한 편의점에서 근무하는 A씨(28)는 "매일 새벽에 빵이 들어오는데 남성 고객 한 분이 상습적으로 스티커만 가져가고 새 빵을 버려서 곤란을 겪고 있다"며 "그대로 쓰레기통에 버리는 건 양반이고 길거리에 던져두는 경우가 많아 하루에도 몇 차례씩 청소를 해야한다"고 했다.

새 빵을 버리는 소비자들은 빵 맛의 호불호와 스티커 수집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꼽는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직장인 B씨(30)는 "5가지 종류의 빵 중 일부 빵은 좋아하지 않아도 스티커를 갖기 위해서는 꼭 구매해야 한다"라며 "포켓몬빵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종류 선택권이 없다 보니 안 좋아하는 빵은 부득이하게 버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진=독자 제공

매년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이 소모된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 연간 음식물폐기물 발생량은 2018년 528만톤→2019년 522만톤→2020년 516만톤으로 매년 500만톤 이상 발생한다. 음식물폐기물의 처리비용이 톤당 10만~15만원임을 고려하면 연간 처리 비용이 최대 7740억원에 달한다.

생활고를 겪다가 몇천원 상당의 음식물을 훔치는 사례가 잇따르는 것도 '새 빵 버리기'와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을 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지법은 지난해 12월 야간건조물침입절도 혐의로 기소된 C씨(36)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C씨는 지난해 3월 생활고를 이기지 못하고 야간에 제주도내 사무실과 식당에 몰래 들어가 현금 45여만원과 3000원 상당의 떡볶이 1봉지를 훔친 혐의를 받는다.

전문가들은 버려지는 음식물이 경제적으로도 손실이 크지만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식품보다 부산물이 인기가 있는 마케팅은 잘못된 소비습관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식량 시장이 불안정해진 상황에서 우리나라 같이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국가가 스티커 때문에 멀쩡한 제품을 버리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포켓몬빵 제조사인 SPC삼립은 마케팅 변동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계자는 포켓몬빵이 버려지고 있다는 사례에 대해서 "일부 소비자들의 의견일 뿐 빵이 좋아서 구입하는 분들이 많다고 보고 있다"라며 "제품에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하는 등 노력하고 있으며 띠부띠부씰만 별도 판매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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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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